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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12.10 22:28 수정 : 2010.12.11 01:10

노벨평화상위원장 “남아공 넬슨 만델라 연상”
증서·메달 빈 의자에 놓아…‘최후 진술’ 낭독
중국인 50명 노르웨이의회 앞 시상식 비난 집회

[노벨평화상 ‘빈의자’ 시상식] 시상식 이모저모

“그렇지만 나는 내 자유를 빼앗아간 정부에 말합니다. 나에게는 적이 없습니다. 나에게는 증오가 없습니다. 나를 감시하고 체포하고 심문했던 이들과 나에게 형을 선고한 이들은 나의 적이 아닙니다.”

10일 오후(현지시각) 중국의 인권운동가 류샤오보의 노벨평화상 시상식이 열린 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 시청에는 노르웨이 출신 배우 리브 울만의 낭랑한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연단 앞에는 이날의 주인공 류샤오보의 대형사진이 걸렸고, 토르비에른 야글란 노벨평화상위원회 위원장의 오른쪽 옆 류샤오보의 자리는 텅 빈 채로 남겨졌다.

울만이 낭독한 것은 류샤오보가 11년형을 선고받기 직전 발표한 최후진술서였다. “나는 표현의 자유라는 내 헌법적 권리를 따르고 중국 시민으로서 내 시민적 책무를 다한 것에 죄책감을 느끼지 않습니다. 만약 그로 인해 처벌받는다 해도 나는 불평하지 않습니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등 40여개국의 사절단과 중국 인권활동가 등 1000여명의 청중은 조용한 침묵으로 이날의 주인공에게 경의를 표했다.

시상식은 이날 오후 1시 하랄 노르웨이 국왕과 소니아 왕비의 도착과 함께 시작됐다. 야글란 위원장은 류샤오보의 수상 이유를 밝히는 연설에서 “류샤오보의 구금은 중국 정치체제의 취약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날 시상식에 류 부부는 물론 친척들도 참석하지 못했다는 사실만으로 이 상을 그에게 주는 것은 필요했고 적절했다는 것을 입증한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하랄 국왕을 포함한 1000여명의 참석자들이 일어나 3분여 동안의 기립박수로 감옥에 갇힌 류샤오보에 대한 ‘연대감’을 표시했다. 야글란 위원장은 “그가 겪은 고난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넬슨 만델라를 연상시킨다”고 말했다. 야글란 위원장의 연설 중간에 청중들은 여러 차례 기립박수를 보냈다. 류샤오보의 노벨상 증서와 메달은 그의 빈 의자 위에 놓였다.

2시간에 걸친 시상식이 끝난 뒤 오후 6시부터 오슬로 시내에서는 횃불 행진이 이어졌다. 횃불은 하랄 국왕과 소니아 왕비의 만찬이 열리는 오슬로 그랜드 호텔까지 이어졌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낮게 가라앉은 겨울의 추운 밤을 횃불의 행렬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시상식이 열리는 동안 노르웨이-중국 협회에 속한 중국인 50여명이 노르웨이 의회 앞에서 이번 시상식을 비난하는 친중국 집회를 열었다. 앞서 9일 중국의 민주화를 요구하는 100여명의 시위대는 ‘류샤오보에게 자유를’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오슬로의 중국대사관 앞을 행진한 뒤 10만명의 서명이 담긴 청원서를 중국대사관에 전달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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