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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너무 양보” 미와 갈등 빚을 가능성
‘아마디네자드는 누구
혁명정신 복귀·빈곤 해결·평등 우선시 온건 정책 후퇴·석유자원 개혁 강조 “민주주의를 위해 이슬람 혁명을 한 것은 아니다.” 보수강경파 마무드 아마디네자드(49) 새 이란 대통령 당선자는 서구식 민주주의보다는 “혁명 정신으로 돌아가자”는 구호를 내걸고 누구도 예상치 못한 돌풍을 일으켰다. 이란의 대표적 정치인이자 ‘정치적 여우’로 불리던 라프산자니 대통령 등 혁명 1세대 엘리트들에 실망한 국민, 특히 빈곤층은 서민의 ‘로빈 훗’이 되겠다며 빈곤 해결과 평등을 강조하는 그를 압도적으로 지지했다. 전문가들은 아마디네자드의 승리는 ‘이란 혁명 2세대’의 등장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지적한다. 1956년 테헤란 근교 가름사르에서 대장장이의 아들로 태어난 아마디네자드는 대지주 출신으로 석유 산업 등을 좌우해 온 라프산자니를 공격하기 위해 서민 이미지를 적극 활용했다. 97년 개혁파 하타미 현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사회적 변화를 요구하는 이란인들의 목소리였다면, 아마디네자드의 승리는 경제적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라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그러나, 아마디네자드가 실제로는 보수적 지배 기구인 헌법수호위원회와 군, 최고 종교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이는 한계가 있는 변화 요구이기도 하다. 이란 혁명 이후 첫 비 성직자 출신 대통령인 그는 이란-이라크전 동안 혁명수비대의 일원으로 이라크 침투 작전에 참여했으며, 이후에는 이슬람 바시지 민병대에서 활약했다. 2003년 테헤란 시장에 임명된 뒤 서구식 패스트푸드 식당을 폐쇄하고 문화 센터들을 종교 시설로 바꾸는 등 개혁파에 맞서는 정책들을 시행하면서, 유력한 강경보수파 정치인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개혁파들은 이슬람 근본 원리를 강조해 온 그가 대통령으로 취임하면 비교적 자유로워진 여성들의 복장 등 하타미 대통령의 온건한 개혁 정책마저도 후퇴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이란 사회가 ‘탈레반 치하의 아프가니스탄’처럼 될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한다. 30%에 이르는 실업률(비공식) 등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마디네자드 당선자가 최대 자원인 석유 부문 개혁을 강조하고 있어, 이란의 석유·가스산업에 진출해 있는 한국 등 외국 기업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는 당선 뒤 첫 연설에서 “우리의 가장 큰 자본은 석유 자원인데 석유산업의 분위기가 불투명하다”며 이를 개혁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에서 강경파가 집권하게 된 데 대해 이웃 아랍 국가들은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알자지라> 등이 보도했다. 특히 이웃 이라크의 새 정부를 시아파가 주도하고 있어 이란-이라크 관계의 변화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미 관계에서 단기적으로는 이란 강경파들도 미국을 지나치게 자극하지 않으려 할 것이고 이라크에 발목이 잡혀 있는 미국도 현상 유지를 바라겠지만, 핵과 이라크 문제 등 변수들이 많아 장기적으로는 갈등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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