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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2.16 18:40 수정 : 2011.02.16 22:05

라피드 아흐메드 알완 알자나비

생화학무기 정보 준 ‘커브볼’
가디언에 거짓말 처음 인정

2003년 3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이라크를 침공한 명분이 된 대량파괴무기(WMD) 개발의 근거는 암호명 ‘커브볼’로 불리던 이라크 망명자의 증언이었다. 라피드 아흐메드 알완 알자나비라는 긴 이름의 이 망명자는 1995년 이라크에서 도망쳐 나와 1999년 독일로 망명해 이라크가 생화학무기 제조용 이동실험실로 사용하는 트럭을 봤다고 증언했다. 스트라이크 볼이 아닌 커브볼이라는 암호명이 시사하듯 그의 증언은 의심스러운 것이었고 결국 거짓으로 드러났다.

영국의 <가디언>은 15일 독일에서 생활하고 있는 자나비와의 인터뷰를 보도하며 “그가 처음으로 거짓을 인정했다”고 전했다. 자나비의 이야기엔 독일 정보기관에서의 첫 증언과 영국 정보기관에 의해 그 증언이 신빙성 없다는 사실이 드러난 과정, 그럼에도 미국이 이를 무시한 과정이 담겨 있다. 콜린 파월 당시 미국 국무장관은 2003년 2월5일 유엔 연설에서 독일 정보당국에서 얻은 그의 증언에 기대 이라크에 대량파괴무기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2000년 3월. 독일 연방정보부(BND)의 파울 박사라는 인물이 자나비를 찾아와 이라크의 이동식 생화학무기에 관한 정보를 묻는다. 자나비는 연방정보부가 자신을 바그다드에서 훈련받은 화학엔지니어로 파악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정보부는 그에게 화학엔지니어링 교본을 건네며 생화학무기의 작동방법 등을 캐물었다. “그들의 질문에 이 분야를 공부한 엔지니어면 뭐든 설명해줄 수 있고 답할 수 있었다”고 자나비는 회고했다. “나는 사담 정권과 문제가 있었다. 그들은 내게 기회를 제공했고 나는 체제를 무너뜨리기 위해 몇가지를 꾸밀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2000년 중반 영국 정보기관들이 두바이로 추정되는 곳에서 이라크 군수산업위원회 책임자이자 자나비의 상관인 바실 라티프 박사를 조사하면서 자나비의 증언들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연방정보부는 더는 그를 찾지 않았다. 그러나 2002년 5월 말 이후 다시 정보부의 조사가 시작되면서 자나비는 자신의 증언이 여전히 심각하게 다뤄지고 있음을 알게 됐다. 전쟁을 위한 명분이 만들어지고 있음이 분명해졌다고 그는 말했다.

그럼에도 자나비는 후회하진 않았다. “이라크에 자유를 찾기 위해선 다른 방법이 없었다. 이라크 민주화에 기회를 제공한 것이 자랑스럽다.” 강태호 기자 kankan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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