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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3.16 21:13 수정 : 2011.03.16 21:13

독일·스위스, 신형원전 교체계획 보류
미·중·인도 등은 “원전 계속 정책 고수”
러시아 국민 등 방사능 치료제 사재기

[일본 동북부 대지진]

후쿠시마 원전 폭발의 재앙이 6등급을 넘어서 체르노빌 핵참사와 같은 광범위한 피해를 줄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지구촌 곳곳이 긴장하고 있다. 국가별로 원전 안전진단이 확산되고 있는 한편, 일반인들 사이에선 방사능 치료제 사재기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일부 현상이긴 하지만 멀리 바다 건너 미국과 러시아 등에선 요오드 치료약에 대한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 <에이피>(AP) 통신은 16일(현지시각) 일본에서 바람이 태평양 쪽으로 분다는 보도의 영향 때문인지 캘리포니아와 캐나다 태평양 연안쪽 지역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요오드화칼륨 주공급사인 안벡스의 알랜 모리스 사장은 “많은 여성들이 울면서 전화를 걸어오고 있어 감당을 못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14개들이 요오드화칼륨을 1만개 이상 팔았으며 4월이 돼야 추가 공급이 가능한 상태다. 하지만 캐스린 히글리 미국 오리건 주립 대학 방사선 보건전문의는 이 약은 허용치 이상의 방사선에 노출될 경우 갑상샘암으로 진행되는 걸 막기 위해 처방하는 것이니 “제발 진정해달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체르노빌의 악몽 때문에 일본과 가까운 블라디보스톡의 약국에서는 요오드화칼륨이 동이났다.

유럽연합(EU)은 역내에서 가동되는 원전을 대상으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올해 안에 실시하기로 했다. 귄터 외팅거 유럽연합 에너지정책 담당 집행위원은 15일 브뤼셀에서 원전 안전 조정회의를 마친 뒤 “역내 원전의 안전도를 정밀 진단하는 방안(스트레스 테스트)에 대해 회의 참석자 누구도 반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회의엔 27개 회원국 관련 부처 장관과 핵 안전 전문가, 원전 가동업체 관계자 등이 참석했으며, 오스트리아의 제안을 받아들여 이같이 합의했다. 현재 유럽 역내에는 70여개 원전에 약 150기의 원자로가 가동되고 있으며 몇몇 국가는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원전 추가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스트레스 테스트는 강제로 실시할 유럽연합의 규정이 없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원전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한계가 있다.

사실 이번 사태를 두고 각국이 안전성 대폭 강화 등에 나서는 것은 틀림없지만, 그 강도는 국가별로 다르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신형 원전 교체 계획 보류를 밝힌 스위스와 독일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15일 1980년 이전에 건설된 원전 7기 가동을 잠정중단하기로 하고, 앞으로 석달간 모든 원전에 대한 안전점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전날엔 수명을 12년 연장하기로 했던 다른 원전 17기의 가동 시한 연장 계획도 미루기로 했다.

이에 반해 전력의 80%를 원전에 의존하는 프랑스는 전국 원전의 원자로 58기에 대한 총체적인 안전점검을 벌일 계획이지만, “일본의 사고만으로 원자력 자체를 비난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프랑수아 피용 총리)이라며 원전 계속 정책의 변경은 없을 것임을 밝히고 있다. 미국·중국·인도 등도 마찬가지다.

강태호 기자 kankan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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