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1.04.23 00:48
수정 : 2011.04.23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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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베네딕토 16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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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피해 일본소녀 등
일반인과 첫 질의응답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22일 ‘수난일’(예수의 죽음을 기리는 기독교 기념일)을 맞아 사상 처음으로 일반인의 질문에 대답하는 텔레비전 방송에 출연했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전했다. 교황이 이런 형식으로 텔레비전에 출연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로, 그는 교황청의 집무실에 앉아 일본의 7살 소녀부터 코트디부아르의 여성까지 모두 7명의 질문에 대답을 했다. 이 방송은 미리 녹화된 것으로, 이탈리아 국영방송사인 ‘라이’ 1채널에서 방영됐다.
첫 질문자는 7살짜리 일본인 소녀였는데, 그는 이번 지진 피해에 대해 “왜 나는 이렇게 두려워해야 하나요? 왜 어린이들이 이렇게 슬퍼해야 하나요?”라고 물었다. 교황은 “나 또한 왜 이런 일이 생겼나 하는 질문을 멈출 수 없다”면서도 예수의 죽음과 부활을 설명하며 “비록 우리가 지금 해답을 갖고 있지 않더라도 언젠가는 왜 그러해야 했냐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위로했다.
코트디부아르의 빈투라는 여성이 한 “어떻게 이 나라의 정치적 폭력을 해결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는 “내가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어서 매우 슬프다. 폭력을 없애려면 마음을 열고 대화를 나누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베네딕토 치하의 교황청이 방송이나 블로그 등을 이용하려는 노력을 해 왔고, 이번 방송도 그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지난해 부활절이 고위 성직자들의 아동 성추행 추문으로 얼룩지는 바람에 나빠진 이미지를 쇄신하려는 목적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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