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1.04.25 20:28
수정 : 2011.04.25 20:28
프레아 비히어 소유권 분쟁
12명 숨지고 4만명 피난길
해발 625m의 절벽 끝에 자리잡아 ‘하늘 위의 사원’이라고 불리는 프레아 비히어. 11세기에 힌두교 시바신의 안식처로 지어진 이 고요한 사원의 소유권을 놓고 또다시 캄보디아군과 타이군 사이에 총성이 울리기 시작했다. 해묵은 국경분쟁으로 재발한 교전 끝에 벌써 12명이 사망했고 4만명 가까운 인근 주민들이 피난을 떠났다.
지난 22일부터 시작된 타이와 캄보디아군의 충돌로 국경지역에 위치한 사원들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에 교전이 벌어진 곳은 프레아 비히어에서 서쪽으로 150㎞ 떨어진 타 크라비와 타 모안 사원 인근이다. 이 사원들은 13세기 정도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타이-캄보디아 국경분쟁의 상징이 된 프레아 비히어는 길이가 800m에 이르며, 앙코르와트로 유명한 크메르족 앙코르 왕조의 전성기에 지어진 것이다. 앙코르와트가 있는 씨엠립에서는 북쪽으로 140㎞ 정도 떨어져 있고, 타이와 캄보디아의 국경이 만나는 곳이기도 하다. 지난 2008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됐으며, 그 뒤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 캄보디아 쪽은 깎아지른 절벽이라 이곳을 찾는 관광객은 대부분 완만한 경사로 쪽인 타이 방향에서 진입한다. 분쟁이 마무리되고 접근성이 높아진다면 매우 매력적인 관광자원이 될 가능성이 높다. 타이와 캄보디아의 국경 지역에는 이런 사원이 여러 곳에 흩어져 있다.
프레아 비히어는 오랜 국경분쟁 끝에 지난 1962년 국제재판소에서 캄보디아 영토로 결정됐는데, 타이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프랑스가 캄보디아에서 철수하면서 타이와 정한 국경이 애초에 잘못된 기준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이런 논쟁은 세계문화유산 등재 이후 격화돼 이 지역 근처에서 심심찮게 충돌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 2월에도 사원 근처에서 교전이 발생해 4명이 숨졌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