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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파키스탄 텔레비전이 빈라덴의 주검 모습(왼쪽)이라며 방영한 사진이 2일 인터넷에서 확산됐다. 그러나 빈라덴의 과거 모습(오른쪽)과 표정까지 같은 이 사진은 그의 수염과 얼굴 아랫부분을 다른 주검 사진과 합성한 것이 확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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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인터넷서 돌던 합성 사진
미 “진짜 사진 공개여부 못 정해”
1일(현지시각) 자정 파키스탄의 은신처에 숨어 있다가 미국 특수부대의 공격을 받고 사망한 뒤 파키스탄 텔레비전에 의해 첫 공개된 9·11 테러 주모자 오사마 빈라덴의 시신 사진이 가짜로 판명됐다.
이에 따라 맨 먼저 사진을 내보낸 파키스탄 텔레비전과 이 화면을 캡쳐해 자사 웹사이트에 공개한 외신들이 시신 사진을 삭제하는 소동을 벌였다.
파키스탄 GEO 텔레비전의 리나 자와드 이슬라마바드 지국장은 2일 프랑스 <아에페프(AFP)> 통신에 “그 사진은 2009년께 인터넷에 올라와 있던 가짜 사진”이라고 말했다.
영국의 <가디언>도 “파키스탄 방송이 보도한 빈 라덴의 시신과 영국 신민드이 웹사이트에 실은 사진은 가짜”라며 “지난 2009년 4월 29일 중동에서 발행되는 온라인 신문 ‘themedialine.org’에서 “진위가 확인되지 않다”는 설명과 함께 게재된 사진”이라고 밝혔다.
미 정부 당국은 빈 라덴을 사살한 지 하루가 지났지만 2일 현재 사진을 공개할지 여부에 대한 방침을 결정하지 못했다. 존 브레넌 백악관 대테러 담당 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빈 라덴의 사진을 공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그는 “오사마 빈 라덴이 죽었다는 사실을 그 누구도 부인하는 근거를 갖지 못하도록 모든 것을 다할 것”이라며 “공개할 정보 속에 사진도 포함할지는 더 논의해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다음 작전을 성공시킬 수 있는 우리의 역량을 위태롭게 하는 어떤 것도 하기를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빈 라덴의 사진을 공개할 경우, 그의 죽음에 대한 일부 의구심을 불식시키면서 그의 죽음을 분명히 확인시켜주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행정부 내에서는 빈 라덴의 사체 사진 공개는 계속되는 알카에다 소탕작전에서 전개될 유사한 작전이나 정보 소스를 노출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 의회에서도 빈 라덴 시신 사진공개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상원 국토안보위원장인 무소속 조 리버만 의원은 “백악관의 결정을 존중하지만, 미국 정부의 계략이라는 주장을 불식하기 위해서 사신 사진을 공개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공화당 수전 콜린스 상원의원은 “빈 라덴이 살아있고, 미국이 그를 놓쳤다는 터무니없는 얘기를 만들어내는 이들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시신 사진이나 비디오, 디엔에이 조사 결과를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하원 정보위원장인 공화당 마이크 로저스 의원은 “또 다른 논란이 촉발되지 않는 방향으로 빈 라덴이 죽었다는 점을 확신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해야 할 것”이라는 신중한 입장을 표했다. 한편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공식 메시지를 전달하는 인터넷 사이트가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이 사살됐음을 인정하고 그를 미국과의 싸움을 위해 영혼과 자금을 희생한 기사라고 칭송했다고 이슬람권 웹사이트 감시단체 〈SITE〉가 2일(현지시각) 전했다. 〈SITE〉에 따르면 지하디스트(이슬람근본주의자) 인터넷계의 유력 인사인 아사드 알 지하드2는 인터넷 사이트 ‘슈무크 알-이슬람’을 통해 오사마 빈 라덴이 미국과 동맹국에 대한 전투를 이끌었다고 치하했다. 그는 “이슬람은 수세기에 걸쳐 모든 쪽으로부터 공격당했고, 우리의 기사는 그들을 막는 둑이었다”며 “그는 영혼과 자금을 지닌 무자헤딘(이슬람 전사)으로서 그들을 좌절시켰고 그 대가로 받은 것은 없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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