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1.05.06 21:03 수정 : 2011.05.06 21:27

의사 체 게바라엔 ‘돌팔이’ 붙여

미 당국이 ‘제로니모’는 오사마 빈라덴 사살작전 자체의 암호라고 강변하고 있지만, 여러 정황상 제로니모는 빈라덴을 가리킨 암호명으로 보인다. 리언 파네타 미 중앙정보국장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 등에 ‘제로니모를 확인했다’(We IDed Geronimo)고 보고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작전에 필요할 때마다 암호를 만들어 써왔는데 이런 암호는 대체로 정부가 그 인물을 바라보는 시각을 따르는 것이 대부분이다.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는 5일 역대의 다양한 암호명을 모아 소개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후광’(HALO)으로 불렸다. 세계적인 종교지도자에 붙을 만한 이름이다. 혈색이 좋았던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은 1980년 대통령선거전 당시 햇볕에 탔다는 뜻의 ‘선번’으로 불렸다. 지난 선거 공화당 부통령 후보였던 세라 페일린의 남편 토드 페일린은 ‘시추공’(DRILLER)이라고 불렸는데, 그가 석유업체에서 현장 관리직원으로 일했기 때문이다.

냉전시절에 쿠바 사람의 암호명은 ‘에이엠’(AM)으로 시작했는데, 피델 카스트로는 ‘흉악범’이 붙은 ‘AMTHUG’, 체 게바라는 ‘돌팔이’가 붙은 ‘AMQUACK’으로 불렸다. 체 게바라가 의사 출신임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가 대량파괴무기(WMD)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는 거짓말로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결정적 구실을 제공했던 인물인 라피드 아흐메드 알완 알자나비의 암호명은 ‘커브볼’이었다. 미국은 그를 직접 만나지 못하고 독일정보국(BND)을 통해서 한번 ‘꺾인’ 정보만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에 이런 암호명을 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로니모’ 암호명에 대한 미 원주민들의 반발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제로니모의 증손자인 할린 제로니모는 “제로니모와 빈라덴을 동일시하는 것은 용서할 수 없는 명예훼손”이라고 밝혔다고 <유에스에이 투데이>가 5일 전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