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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클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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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결백 확신” 보석금 600만달러 대신 내줘
남편 외도 논란에 “정치인은 남을 유혹하는 게 중요” 옹호도
“그녀는 남편보다 더 유명했고, 더 부자였다.”
성폭행 미수 등의 혐의로 체포된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62·IMF) 전 총재의 결백을 믿는다며 총 현금 100만달러와 500만달러의 채권 등 6백만달러에 달하는 보석금을 대신 내준 그의 아내 앤 싱클레어(62)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21일 이렇게 보도했다.
싱클레어는 남편인 스트로스칸이 호텔 여종업원을 성폭행하려다 체포된 사실을 전해듣고도 “남편의 기소사실을 믿지 않는다”는 성명을 지난주 일요일 발표한 바 있다.
<뉴욕타임스> 보도를 보면 싱클레어는 자주 성적 문제를 일으킨 남편을 용서하는 면에서나 그 자신의 지명도 면에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부인인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을 뺨치는 면모를 가지고 있다.
1991년 스토로스칸과 결혼할 당시 싱클레어는 프랑스에서 ‘7/7’라는 텔레비전 인터뷰쇼를 진행하는 유명한 저널리스트였다. 매주 일요일 1200만명의 시청자가 갈색 머리카락과 강렬한 푸른 눈빛의 매력적인 용모를 보유한 그의 쇼를 시청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가 인터뷰한 500여명이 넘는 유명 인사중에는 프랑수와 미테랑 전 대통령,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 빌 클린턴 전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 등 유명 정치인을 비롯해 마돈나, 이브 몽땅과 같은 스타도 포함돼 있다. 결혼 당시 두 사람 모두 초혼이 아니었다. 스트로스칸은 두번의 결혼에서 네명의 자녀를, 싱클레어는 한번의 결혼에서 두명의 아이들을 가지고 있었다. 두 사람은 1989년 텔레비전에서 처음 만났다.
차기 대선에 맞춰 최근 출간된 스토로스칸의 자서전을 쓴 마이클 타우만은 그들의 첫 만남에 대해 “그녀는 그의 지성과 매력에 사로 잡혔다”고 말했다. 싱클레어는 1997년 남편이 재무장관에 임명되자 대중들의 불필요한 관심을 피하기 위해 13년간 진행해온 쇼를 그만두었다. 나중에 <티에프1> 방송의 부국장과 이 방송의 인터넷 부문 총국장이 됐다. 그는 당시 “13년간 정치인을 인터뷰한 사람은 더 이상 권력에 매혹되지 않는다”고 말했으나 그의 권력욕은 힐러리 못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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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객실 청소원 성폭행 혐의로 체포된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운데)가 15일 밤(현지시각) 경찰의 첫 조사를 받은 뒤 양팔이 붙들린 채 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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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어머니는 피카소가 그린 모델 중 한명일 정도로 프랑스에서는 혈통좋은 가문이기도 하다. 그녀 자신은 파리의 피카소박물관 위원회 멤버이며, 그의 할아버지의 삶에 대해 책을 쓰기도 했다. 그의 첫 남편이자 현재도 절친인 엘리 위셀은 “그녀는 매력적이고 지적이다”라고 아직도 찬사를 보내고 있다. 그런 그가 남편의 잦은 외도에도 불가사의할 정도로 관용적 태도를 보였다. 스트로스칸이 2008년 유부녀인 헝가리 경제학자와 부적절한 관계가 드러나 국제통화기금의 조사를 받을 당시 싱클레어는 “우리들 사이에선 한밤의 모험”이라며 자신의 블로그에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2006년 프랑스 잡지 <르 익스프레스>와 인터뷰에서도 남편의 외도벽 평판으로 고통을 받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 ”아니다. 나는 심지어 자랑스럽기까지 하다”고 적극 남편을 옹호했다. “정치인에게는 남의 마음을 유혹하는 게 중요하다. 그가 나에게 매력을 느끼고 있는 한 나도 그럴 것이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싱클레어는 첫번째 손주 출생을 기다라고 있던 차에 남편으로부터 “중대한 문제가 발생했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나는 단 1초도 남편의 성적 공격에 대한 기소내용을 믿지 않는다”면서 “나는 그의 무죄가 입증될 것을 확신한다”고 남편을 옹호했다. 그러나 힐러리처럼 그의 믿음과 헌신이 효력을 발휘하게 될지는 미지수이다. 빌 클린턴은 1998년 미 하원의 탄핵 결의안 통과이후에도 정치적으로 살아남았지만 스트로스칸의 정치적 미래는 클린턴처럼 보장된 게 아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스토로스칸의 혐의는 당사자간 합의에 의한 행위가 아니라는 점이 클린턴의 경우와 다르다. 김도형 선임기자/트위터 @aip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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