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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5.27 20:46 수정 : 2011.05.27 22:33

중국 죄수는 ‘주경야겜’

매일밤 온라인게임 하게한 뒤 간수가 ‘돈벌이’ 아이템 챙겨
“하루에 100만원씩 벌어들여”… 한국내 서버서도 유통됐을 듯

중국 헤이룽장성에 있는 지시 노동교화소의 수감자였던 리우달리(가명)는 낮에는 석탄광에서 참호를 파고 바위를 깨는 노역을 했다. 그리고 밤에는 온라인 게임 속에서 괴물을 처치하고 마법주문을 외웠다.

영국 <가디언>은 25일 중국 죄수들이 온라인 게임에서 게임머니나 아이템을 모아 돈을 버는, 이른바 ‘골드 파밍’(Gold Farming) 노역에 내몰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간수들이 죄수를 동원해 온라인 게임을 하게 한 뒤 거기서 생기는 돈을 챙기고 있다는 것이다.

리우달리(54)는 부패한 지방정부를 고발했다가 무고죄로 2004년부터 3년 동안 지시 노동교화소에 수감됐다. 거기서 그는 매일밤 ‘월드오브워크래프트’(와우)라는 온라인 게임을 해야 했고, 목표한 돈이나 아이템 ‘할당량’을 채우지 못할 경우 손을 들고 서있거나 간수들로부터 구타를 당하기까지 했다. 그는 “300명의 수감자들은 12시간씩 교대로 게임을 해야 했고, (간수들이) 하루에 5000~6000위안(83만~100만원)을 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와우 등 유명 온라인 게임 안에서 통용되는 게임머니나 아이템은 전세계 수백만명의 게이머들 사이에서 실제로 상당히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돈이나 아이템이 있으면 캐릭터를 키우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돈을 버는 것을 흔히 ‘골드 파밍’이라고 부르는데 중국은 전세계에서 이 사업이 가장 만연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중국 인터넷센터에 따르면 2008년에만 중국 내에서 2200억원어치가 넘게 거래가 됐다. 그리고 그 규모는 급격히 커지고 있다. 2009년 중국 당국이 허가된 업체 외에는 게임 아이템을 거래할 수 없다고 규제를 시작하긴 했지만 리우는 여전히 감옥 내에서 이런 골드 파밍이 성행하고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와우나 ‘아이온’ 등의 유명 게임 국내 서버에도 상당한 수의 중국 게이머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 중의 일부가 힘들게 사이버 노역을 하는 죄수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캘리포니아 샌디에고대학의 진 제 연구원은 “중국은 전세계 사이버 물품의 공장이 됐다”고 진단한다. 그는 “중국에서는 공장에서 일하는 것보다 게임으로 돈을 버는 것이 더 벌이가 좋다”며 “사무실을 갖춰놓고 사람들에게 하루에 12시간씩 게임에 매달리게 하는 업체들이 많기 때문에 곧 사회적 현상으로 대두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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