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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6.01 20:39 수정 : 2011.06.01 20:39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생전의 파블로 네루다

칠레 군부 쿠데타뒤 암 사망…최근 독극물 주입의혹 나와
아옌데 전 대통령도 부검 진행…자살 아닌 타살주장 규명위해

“와서 보라 거리의 피를/와서 보라/거리에 흐르는 피를/와서 보라 피를/거리에 흐르는!”

칠레의 저항시인 파블로 네루다(사진)는 왜 라일락이나 나뭇잎에 대해서 노래하지 않고 혁명시를 쓰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 이유를 말해주지>라는 시를 통해 이렇게 대답했다. 젊어서 천재 서정시인으로 이름을 날렸던 네루다는 나중에 공산당에 입당해 칠레 대선 후보로 선출됐고, 살바도르 아옌데와의 단일화를 통해 사회주의 정권 탄생에 큰 공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1973년 9월23일 피노체트의 쿠데타가 일어난 지 12일 만에 69살을 일기로 사망했다.

그가 사망한 지 38년이 지난 최근 그의 사인에 대한 의문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지난 31일 보도했다. 칠레 공산당은 정부에 그의 부검을 공식적으로 다시 요청했다. 네루다는 전립선암이 악화돼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그의 운전기사였던 마누엘 아라야가 최근 피노체트의 정보원이 그의 위장에 독극물을 주입했다고 주장하고 나서면서 의혹이 커진 탓이다. 특히 네루다가 다녔던 병원이 1981년 에두아르도 프레이 전 대통령이 독극물로 암살됐던 바로 그 병원이었기 때문에 사인 재조사 요구가 더 거세지고 있는 것이다.

칠레에서는 쿠데타 당시 최후까지 대통령궁을 지키다 자살한 것으로 알려진 아옌데 대통령의 사인을 명확하게 밝히기 위한 부검이 현재 진행되고 있다. 칠레 관영방송 <테우베에네>(TVN)는 지난 30일 300쪽 가량의 군사 기밀문건을 토대로, 아옌데 대통령이 자살이 아니라 타살됐다는 주장을 본격적으로 제기했다고 <에이피> 통신이 전했다. 이 방송에서 문건을 검토한 현지 법의학자들은 아옌데가 모두 두차례의 총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총성이 들린 뒤 대통령궁의 옆문으로 정체불명의 남자들이 뛰어나가는 것을 목격한 사람들도 있다고 보도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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