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1.06.03 23:33
수정 : 2011.06.03 23:33
정부 “경상” 반군 “사망” 대통령궁 첫 직접 공격
수도 사나, 최대 부족-정부군 3일째 치열한 전투
내전 상태에 빠진 예멘의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이 반정부군의 공격으로 부상을 당했다. 경상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지만, 대통령궁이 직접 공격당한 것은 처음이다. 예멘 수도 사나에서는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시가전이 3일째 격렬하게 벌어졌다.
예멘 정부 관계자가 3일 반정부군의 로켓포 공격으로 살레 대통령과 정부 고관 4명이 다쳤다고 밝혔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한때 살레 대통령이 숨졌다는 설도 돌았으나 정부는 공식적으로 부인했다. 또다른 부상자는 총리, 부총리, 의회 의장과 대통령 보좌관인데, 살레 대통령은 가벼운 상처를 입었고 부총리와 보좌관의 상태는 위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살레 대통령의 경호원 4명은 이 공격으로 사망했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이들이 이날 대통령궁의 모스크(이슬람 예배당)에 떨어진 두 발의 로켓에 부상당했다고 전했다.
수도 사나에선 최대 부족인 하시드 부족연맹의 아흐마르 일가가 장악한 북부와 현 정부가 장악한 남부로 나뉘어 격렬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이날 정부군은 하시드 부족연맹의 수장 중 한명인 하미드 아흐마르의 집을 목표로 로켓을 쏟아부었다. 이날 계속된 공세로 최소한 수십명의 사망자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나의 거리 곳곳에는 주검이 나뒹굴고 있다고 <아에프페> 통신은 전했다.
대통령궁이 어떻게 공격당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아흐마르 일가를 돕기 위해 사나 근처로 모여든 수천명의 하시드 부족연맹군의 공격이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하시드 부족연맹군은 사나 외곽에서 도심 진입을 노리고 있던 참이었다. 하시드 부족연맹군은 2일 사나의 남쪽에 있는 예멘 제2의 도시 타이즈의 정부군을 공격하기도 했다.
이날 무력충돌을 피해 시민 수천명이 사나에서 탈출 행렬을 이루는 한편으로 여전히 수천명의 시위대가 거리에 집결해 살레 대통령의 퇴진을 외쳤다고 <에이피> 통신은 전했다.
예멘에서는 지난 2월부터 33년간 예멘을 지배해온 살레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계속됐고, 살레 대통령은 퇴진을 약속했다가 이를 번복하며 시위대를 유혈진압해 부족 연맹의 반발을 샀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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