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7.07 15:55
수정 : 2005.07.07 15:55
미국 중앙정보국(CIA) 비밀요원의 신분누설 사건인 이른바 '리크 게이트(Leak Gate)'와 관련, 취재원 공개를 거부한 뉴욕타임스의주디스 밀러 기자가 6일 수감됐다.
뉴욕타임스는 7일 인터넷판 기사를 통해 밀러 기자에게 수감 명령이 내려지기전 법정 공방 과정과 수감된 뒤 밀러 기자의 심경을 전했다. 밀러 기자는 법정에서 자신은 양심에 따라 취재원에게 한 약속을 어길 수 없다면서 "만일 사람들이 언론인들이 취재원 비공개 약속을 지킬 것으로 믿지 못한다면 언론인들은 제 역할을 할 수 없고 그렇게 되면 자유언론도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밀러 기자는 또 "이번 사건에서 감옥에 가지 않기 위해 내 약속을 어길 수는 없다"면서 "개인적인 양심에 따른 시민불복종권은 우리 사회 시스템에 기초적인 것이며 과거 역사동안 존중받아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자신이 이라크전을 취재했고 전세계 여러곳에서 일해왔다고 강조하면서 "가장 자유롭고 공정한 사회는 독립적인 사법부가 있을 뿐 아니라 정부가 대중들에게 알리고 싶어하지 않는 것을 널리 알림으로써 정부가 책임을 유지하도록 매일일하는 자유 언론이 있는 사회"라고 덧붙였다.
밀러 기자의 진술을 들은 워싱턴 연방지방법원의 토머스 호건 판사는 "내 앞에법을 무시하는 사람이 서 있다"면서 밀러 기자를 컬럼비아 특별구 대도시 지역내의적당한 감옥에 수감하라고 명령했다. 밀러 기자의 변호인인 로버트 베넷은 호건 판사에게 밀러 기자는 절대 취재원을 공개하지 않을 것이므로 밀러 기자를 구금하는 것은 쓸데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패트릭 피츠제럴드 특별검사는 "밀러 기자와 함께 소환된 매튜 쿠퍼타임지 기자가 취재원을 공개하기로 한 것처럼 밀러가 진짜 입을 열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라고 맞섰다.
밀러 기자는 구금된 지 몇 시간은 현실이 아닌 것 같았으나 구치소 직원들은 전문적이고 친절하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내 손발에 수갑을 채웠고 차 뒤에 태웠다"면서 "나는 내가 취재했었던 의사당과 관청 건물들을 지나갔고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와는 별개로 취재원을 공개하겠다고 밝힌 쿠퍼 기자는 법정에 나오기 몇시간전에 취재원으로부터 자신의 신원을 공개해도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소개했다.
이와 관련, 한 소식통은 쿠퍼 기자가 취재원을 공개하기로 한 것은 이날 아침쿠퍼 기자와 칼 로브 백악관 부비서실장의 변호인들이 모여 논의한 끝에 결정된 것이라고 전했다. 쿠퍼 기자는 법정에서 로브 부비서실장이 취재원이라고 말하지 않았으나 이 소식통은 로브 부비서실장이 쿠퍼 기자의 취재원이라고 말했다.
한편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인터넷판은 6일 밀러 기자가 취재원을 공개하지 않을경우 연방대배심의 조사가 끝나는 10월까지 수감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호건 판사가 밀러 기자가 계속 진술을 거부할 경우 형사상 모욕죄를 적용할 가능성을 제기함에 따라 밀러 기자의 수감 기간은 더 늘어날 수 있다. LA타임스는 이 경우 밀러 기자는 취재원 공개거부와 관련, 가장 오래 수감되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고 설명했다.
취재원 공개거부와 관련, 미국에서는 지난 2001년 프리랜서 작가 바네사 레기트가 168일간 수감됐으며 LA타임스의 기자 윌리엄 파는 72년 46일간 수감된 적이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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