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1.06.12 19:51
수정 : 2011.06.12 19:51
이메일 등 유출된듯…해커그룹 “엄격한 긴축조처에 대응”
전세계 주요기관과 기업들에 대한 사이버 공격이 잇따르는 가운데 국제통화기금(IMF)도 사이버 공격을 당해, 자료들이 유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기관에 대한 사이버 공격은 그리스에 대한 엄격한 긴축을 강요하는 구제금융에 항의하는 해커 그룹의 경고 뒤에 이뤄져, 그 정치적 목적이 주목된다.
데이비드 홀리 국제통화기금 대변인은 10일(현지시각) <뉴욕 타임스>가 첫 보도한 이 기관에 대한 해킹을 인정하며 “현재 수사중이며, 통화기금은 완전히 정상적으로 작동중”이라고 밝혔다. 홀리 대변인은 해킹으로 인한 피해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았으나, 이메일 등의 자료들이 유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뉴스>는 통화기금 내의 관계자를 인용해 이번 공격이 한 외국 정부와 관련이 있으며, ‘많은 양’의 자료가 없어졌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통화기금에 대한 해킹이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총재의 성폭력 사건 전에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6월 초 ‘어노니머스’라는 해커 그룹은 최근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에 포함된 엄격한 긴축조처에 대응해 통화기금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밝혀, 통화기금은 직원들에게 주의를 촉구한 바 있다.
통화기금은 최근 몇년 동안 사이버 공격을 받아왔으며, 유럽 국가들의 부채위기에 대한 구제금융이 논의되면서 사이버 공격이 점증했다고 내부 관계자는 전했다. 특히 이번 공격은 아주 정교한 것이라고 세계은행의 전 사이버 보안책임자 톰 켈러만은 평가했다. 켈러만은 “이번 공격은 전에 봐왔던 악성코드와 관련된 것이 아니다”라며 “해커들은 이번 공격을 통해 시장을 움직일 수 있는 내부정보를 노렸다”고 지적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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