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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6.20 08:15 수정 : 2011.06.20 08:19

전세계 난민 현황

유엔난민기구 동향보고서 결과
파키스탄 190만명·독일 59만명
“선진국의 폐쇄적인 정책 때문”

이탈리아 남부 람페두사섬은 요즘 유럽의 가장 ‘뜨거운 감자’ 중 하나다. 북아프리카와 가장 가까운 유럽 땅인 이 섬에는 정국이 불안한 튀니지와 내전 상태에 돌입한 리비아 등에서 건너온 이른바 ‘보트피플’이 2만8000여명이나 유입되면서 유럽의 ‘난민 정책’을 시험하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서로 난민을 떠안지 않으려고 기를 쓰고 있다.

최근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정치적 소요가 길어지면서 삶의 터전을 뺏긴 채 타향을 떠도는 난민의 수가 급증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들의 대부분은 선진국이 아니라, 자신이 떠난 곳과 비슷한 저개발 지역에서 고통스러운 삶을 살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유엔난민기구(UNHCR)가 ‘세계 난민의 날’인 20일(현지시각) 발표하는 ‘글로벌 동향 보고서’를 보면, 전세계에서 분쟁과 박해로 강제 이주한 인구는 남한 인구와 맞먹는 4370만명이며, 이 중 80%가 개발도상국에서 생활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는 선진국이 얼마 되지도 않는 난민을 받아들이면서도 불안을 과대포장하며 반난민 정서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난민을 보호하고 있는 국가는 파키스탄(190만명)이며, 그다음이 이란(110만명), 시리아(100만명) 등이다. 특히 파키스탄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 1달러당 보호 난민 수는 710명에 달해, 난민 보호에 따른 경제적 부담이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선진국 중에서 가장 많은 난민을 받아들인 독일(59만4000명)은 1달러당 난민 수가 17명에 불과하다.

이런 불균형은 선진국의 폐쇄적인 난민 정책 탓에 가속화되고 있다. 이탈리아는 최근 늘어나는 난민을 견디다 못해 이들에게 유럽 어느 지역이든 갈 수 있도록 비자를 발급했지만 독일, 프랑스, 스위스 등은 난민들이 자기 국경 안에 들어오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안토니우 구테헤스 유엔난민고등판무관은 “선진국들이 난민 유입에 대해 느끼는 불안은 과장돼 있거나 국제 이주와 관련된 논쟁들과 잘못 뒤섞여 있다”며 “그사이 가난한 국가들이 고스란히 부담을 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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