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1.06.26 20:48
수정 : 2011.06.26 20:48
영·일 등 계절·벚꽃예보 중단
종잡기 어려워진 날씨 변화로 가장 괴로운 건 ‘예보’를 책임지고 있는 기상청들이다. ‘기상이변’이라 어쩔 수 없다는 기상청의 항변엔 여지없이 “오보청” “구라청”이란 여론의 뭇매가 쏟아진다. 한 달 이상 먼 시점의 날씨를 예상하는 장기예보가 점점 어려워지면서 예측 자체를 포기하는 기상청도 나오고 있다.
한국 기상청은 2009년부터 ‘올해 장마는 6월○일께 시작해 7월○일께 끝난다’는 식의 장기 ‘장마예보’를 중단했다. 48년 만에 나온 ‘고육지책’이었다. 과거엔 장마 기간에 비가 집중되다 장마가 끝나면 땡볕더위가 이어졌지만, 최근 들어 국지성 집중호우 등 여름 내내 비가 오락가락하는 예가 많아지자 내린 ‘결단’이었다. 대신 기상청은 비가 오기 직전과 직후 장마전선이 비의 원인인지 여부만을 따져 알려주고 있다.
세계에서 적중률 높은 예보로 정평이 난 영국도 지난해 “올겨울은 추울 듯”이라는 식의 ‘계절 예보’를 포기했다. 2009년 내내 오보 파동에 휩싸인 탓이다. 그해 여름 비가 적은 화창한 여름이 예상돼 ‘바비큐 서머’라고 했지만, 7월 마지막 2주 동안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내렸다. 겨울엔 평년보다 따뜻한 ‘마일드 윈터’가 예상된다고 했지만, 30년 만의 폭설과 한파가 몰려든 탓이다.
일본 기상청의 경우 ‘벚꽃 개화’ 예보를 중단했다. 2007년 벚꽃 개화 시기 예보를 잘못해 기상청장이 대국민 사과를 한 데 이어, 민간 기상업체들과의 예보 경쟁에서 몇차례 패한 뒤 55년 전통인 벚꽃 개화 시기 예보를 중단했다. 이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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