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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스포트라이트 꺼지면…서바이벌은 다시 시작된다 |
사실대로 말하자면, <아메리칸 아이돌> 우승자의 최전성기는 아마 그 시즌의 마지막회일 것이다. 당장 음반만 내면 ‘대박’이 터질 것 같지만 막상 데뷔 이후에는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즌1의 우승자였던 켈리 클라크슨이나, 시즌4의 우승자였던 캐리 언더우드는 그 뒤 꾸준한 음악활동으로 이미 주류 가수 자리에 올랐다. 제니퍼 허드슨은 시즌3에서 7위에 머물렀지만 영화 <드림걸스>의 여주인공으로 발탁되면서 아메리칸 아이돌 출신 최고의 스타가 됐다.
<댄싱 위드 더 스타>에서는 이래저래 한국과 인연이 많은 운동선수 출신들이 화제를 뿌렸다. 쇼트트랙 선수인 안톤 오노가 시즌4에서 우승했고, 미식축구 선수 하인스 워드도 지난 4월 끝난 시즌12의 우승자가 됐다. 자기 영역에서는 이미 스타였지만 이 프로그램 우승 이후로 광고모델 요청이 쇄도하는 등 전국적인 스타덤에 올랐다.
우리나라 <위대한 탄생>에서 가장 화제가 된 사람이 심사위원이자 멘토인 김태원이었던 것처럼, 참가자보다 심사위원이 더 주목받는 경우도 많다. 아메리칸 아이돌의 심사위원인 사이먼 코웰은 거침없는 독설로 유명세를 타며 방송가의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폴라 압둘 또한 한물간 여가수 이미지를 벗고 다시 방송가의 중심에 섰다. 시즌10부터 심사위원으로 합류한 제니퍼 로페즈는 탈락자에게 눈물을 보이고, 항상 따뜻한 격려의 말을 건네는 캐릭터로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한국인 이민 2세로 2006년 시즌 <서바이버: 쿡 아일랜드>에서 우승한 권율은, 연방통신위원회(FCC)의 소비자보호 담당 부국장으로 일하다가 올해 초 사직하고 공영방송 <피비에스>(PBS)의 <미국, 모습을 드러내다>(America Revealed)라는 프로그램의 사회를 맡으며 꾸준히 공익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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