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1.07.06 20:19
수정 : 2011.07.06 22:25
A특공대, 구성원 7명 신상 털어
‘애국심 투철한 집단의 반격’ 분석
해커 잡는 해커가 떴다.
일본 소니 등 대형 기업과 미국 중앙정보국(CIA) 등 주요 공공기관까지 해킹한 해커집단 ‘룰즈섹’에 선전포고를 한 해커들이 등장했다. ‘에이특공대’(A-TEAM)라는 이름의 이 팀은 최근 룰즈섹 구성원의 신상정보를 인터넷에 공개하며 공격에 나섰다. 룰즈섹이 이미 해산을 선언하고 대형 해커집단 ‘어노니머스’와 함께 ‘안티섹’이라는 해킹 프로젝트 팀을 구성한 상황에서, 해커끼리의 ‘해킹 대전’이 일어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에이특공대’는 최근 룰즈섹 구성원 7명의 이름과 전화번호, 가족과 여자친구의 신상까지 인터넷에 공개하며 선공을 날렸다. 이미 이들은 지난달 팀 구성을 발표하며 “룰즈섹은 낮은 곳에 열린 과일을 따 먹는 정도의 기술밖에 가지고 있지 않다”고 조롱하기도 했다. 이들은 룰즈섹 멤버의 여동생 한 명이 영국의 작은 도시에서 볼링장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다든가, 한 명의 멤버는 매우 못생겼다든가 하는 식으로 룰즈섹을 자극하고 있다.
하지만 에이특공대의 ‘공작’이 성공적인지는 확실치 않다. 신원이 알려졌음에도 룰즈섹 멤버가 붙잡혔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룰즈섹의 대변인 구실을 하고 있는 ‘월풀’은 영국 <비비시>(BBC)와의 인터뷰에서 “그들(에이특공대)은 끊임없이 우리를 타도하려 하지만 우리의 놀림감이 되고 있다”며 “그들은 당황한 나머지 가짜 정보로 우리를 비방하지만 우리는 웃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에이특공대와 협력하고 있는 해커 팀 ‘웹 닌자’는 “그들을 감옥에 가둘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에이특공대의 목표는 확실치 않다. 미국 <뉴욕 타임스>는 해커 사회에서는 다른 해커들과 경쟁을 벌이고 서로 보복 해킹을 하는 것이 흔한 일로, 이념적인 근거가 있을 때도 있지만 단순히 해킹을 더 잘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벌어지기도 한다고 전했다. 룰즈섹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해커집단이며 그 때문에 타깃이 됐다는 것이다.
이들이 애국심으로 똘똘 뭉친 해커들일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어노니머스’를 오랫동안 연구해온 미국 뉴욕대 조교수 개브리엘라 콜먼은 “정부기관이 계속 공격당하자 애국심으로 무장한 미국 해커들이 반격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놨다.
‘해커 잡는 해커’들의 활약으로 해킹이 근절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최근 안티섹은 애플을 해킹하는 등 활동범위를 더욱 넓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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