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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경고 노려 출근시간대 ‘폭발’ |
마드리드 열차사건과 유사
이번 런던 폭탄테러는 여러모로 지난해 3월11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일어난 연쇄 폭탄테러와 비교된다.
전문가들은 두 사건 모두 가장 피해자가 많이 발생할 시간대를 골라 몇달 동안의 치밀한 준비를 거쳐 일으킨 것으로 보고 있다, 마드리드에서도 출근시간대에 승객이 꽉 들어찬 열차 10곳에서 폭탄이 터져 191명이 숨지고 1900명이 다쳤다. 이번 런던 폭발도 비슷한 시간에 4곳에서 지하철과 버스를 대상으로 잇따라 폭탄이 터졌다.
이라크전의 주요 파병국이었던 두 나라에 강력한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려 한 점도 비슷하다. 마드리드 테러는 스페인 총선을 불과 사흘 앞두고 일어났고, 이번 사건은 주요 8국(G8) 정상회의가 개막한 직후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뉴욕의 9·11 동시테러와 마드리드와 런던의 폭탄테러, 2002년 202명의 목숨을 앗아간 인도네시아 발리 폭탄테러 등이 “전형적인 알카에다 수법”이라고 지적한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알카에다는 지난 몇년 동안의 소탕작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건재하다는 얘기다.
<비비시> 등은 알카에다가 긴밀하게 연결된 조직이 아니라 느슨한 네트워크로 연계돼 있으며, 계속 새로운 조직원이 충원되고 관련조직이 구성될 수 있도록 이데올로기를 제공하는 새로운 테러조직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조직원 체포가 계속된다 하더라도 알카에다의 이념에 공감하는 젊은이들이 계속 조직에 가담하고 있으며, 서구 열강이 중동을 착취하고 있다고 느끼는 유럽의 무슬림 청년들이 급진적 이슬람주의에 동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사건을 알카에다의 소행으로만 미리 단정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도 있다. 영국 킹스칼리지의 로런스 프리드먼 교수는 <에이피통신>에 “지하철 폭탄테러는 알카에다의 수법으로 보이지만 버스 폭탄테러는 수법이 달라 보인다며 자폭 테러인지를 조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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