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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금융시장 ‘차분’ 런던증시 급락뒤 안정 |
다우지수 상승·유가 하락
유럽 금융시장이 애초 예상과는 달리 빠른 속도로 안정세를 되찾아가고 있다. 특히 미국 시장은 거의 동요하지 않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후속 테러가 없는 한 ‘런던테러’의 경제적 파장이 ‘일시적’‘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과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 총재 등은 7일 긴급전화 접촉을 갖고 금융시장이 적절히 작동하고 있으므로 은행권에 자금을 지원할 필요가 없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날 테러가 발생한 직후만 해도 유럽 금융시장은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런던 증권시장의 FTSE 100지수는 한때 4.0%나 떨어져 2003년 3월12일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하지만 미국 증권시장이 테러에 별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는 소식 등이 전해지면서 기력을 회복해 가격 내림폭은 마감 때 1.5%로 줄었다. 주식보다는 안전한 자산으로 꼽히는 국채와 금, 스위스 프랑화를 찾는 투자자들이 많이 늘어나 이들 상품의 가격이 올랐으나 장 마감 무렵에는 전날 시세에 근접했다. 미국 뉴욕 증권시장에서는 지수가 오히려 올라갔다. 달러화의 유로화에 대한 강세 현상 등도 이어졌다. 일본과 한국 등의 8일 주가도 테러와는 무관하게 움직였다. 유가는 오히려 떨어졌다.
이에 따라 런던 테러의 악영향은 스페인 마드리드 열차 테러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마드리드에서 테러간 난 뒤 유럽 증권시장 등은 며칠간 악영향을 받았으나 곧 회복세를 탔다. 4일간 쉰 뒤 개장했음에도 다우존스 지수가 7.13%나 떨어지는 등 국제 금융시장을 요동치게 했던 9.11테러와 비교해 파장이 훨씬 적으리라는 이야기다. 전문가들은 사상자 등에서 보듯 런던 테러의 규모가 9.11테러보다 훨씬 적은데다 9.11테러이후 시장참여자들이 테러에 대한 대비를 많이 해왔으며, 전반적인 경제여건이 그때보다 나은 점을 이유로 꼽는다.
이경 기자 k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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