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단체조차 ‘민간인 공격’ 비난 가세 ‘대사 피살’ 이집트, 바그다그 공관 폐쇄 파장 클듯 미국으로부터 테러 후원국으로 비난받고 있는 시리아와 이란이 테러 규탄 대열에 합류하는 등 중동지역의 이슬람권 국가들이 일제히 ‘7·7 런던 테러’ 규탄에 나섰다. 특히 런던 폭탄테러를 일으킨 것으로 알려진 알카에다가 지난 2일 납치된 이라크 주재 이집트 대사도 7일 살해했다고 주장함에 따라, 아랍권은 당혹과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무장단체들도 비난 동참=아랍에미리트 외교부는 7일 “가장 강력한 언어로 이 끔찍한 범죄를 비난하고 영국 정부와의 전면적인 연대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쿠웨이트 정부는 영국에 보낸 서한을 통해 “무고한 시민을 목표로 한 테러 공격은 인류 규범과 가치에 반하는 것”이라며 “쿠웨이트는 영국이 테러를 박멸하기 위해 취하는 모든 조처에 지지와 동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슬람회의기구(OIC) 의장인 압둘라 아마드 바다위 말레이시아 총리는 “모든 이슬람회의기구 회원국들이 폭력 거부 원칙을 고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란 외교부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폭력을 사용하는 것은 비난받고 있다”고 밝혔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도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에게 메시지를 보내 이번 사건을 “증오스러운 행위들”이라고 지적하며 비난에 동참했다. 레바논의 강경 무장단체인 헤즈볼라는 성명에서 인도주의, 도덕적, 종교적 관점에서 민간인에 대한 공격을 비난했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인 하마스도 “민간인들을 목표로 삼는 것은 배척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990002%%이집트 대사 피살 파장=미국의 요구에 호응해 아랍권 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이라크와 대사급 외교관계를 맺었던 이집트 정부는 이라크 주재 대사의 살해 소식이 전해진 직후 바그다드 주재 공관을 잠정 폐쇄했다. 이합 알 셰리프 대사의 피살을 공식 확인한 이집트 당국은 8일 이라크의 자국 공관을 폐쇄하고 6명의 외교관과 6명의 행정요원들에게 바그다드를 떠날 것을 지시했다. 이집트는 아랍권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따라서 이번 사건이 아랍권에 매우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전망했다. 우선 이집트의 이라크 공관 폐쇄는 이라크에 외교 공관을 설치한 나라나 공관 설치를 논의 중이던 나라들로 하여금 기존 정책을 재검토하도록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움직임이 현실화할 경우 이라크 저항세력의 ‘이라크 정부 외교고립 전략’이 어느 정도 먹혀들어가는 격이 된다. 따라서 이는 미국의 향후 이라크 정책의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이라크에는 18곳의 아랍 및 이슬람권 국가들의 외교공관이 설치돼 있으며, 미국은 아랍국들에 이라크와의 외교관계를 회복할 것을 종용해 왔다. 앞서 알카에다는 성명을 통해 “이라크 임시정부를 지지하는 국가들을 처벌하기 위해 가능한 한 많은 대사들을 공격 목표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바레인 특사와 파키스탄 대사가 잇따라 공격을 받은 바 있다. 이와 별개로, 자국 대사가 피살된 사건이 5선 연임을 노리고 있는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강김아리 기자, 외신종합 ari@hani.co.kr
유엔 안보리, 테러 규탄 만장일치 결의안 성난 지구촌, 비난 줄이어
세계 각국 정상과 유엔 사무총장, 교황은 잇따라 런던 연쇄 폭탄테러를 비난하는 성명과 논평을 내놓았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런던 테러를 규탄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또 일본을 비롯한 세계 각국은 자국 안 영국 대사관을 비롯한 외국 공관 및 주요 시설에 대한 경계를 강화했다. 각국 정상들 비난 성명=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런던을 강타한 극악한 폭탄에 망연자실했다”며 “이는 인간성에 대한 공격이기 때문에 이런 사악한 행위는 우리를 단결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세계는 영국 국민과 어깨를 맞대고 용기와 결단력을 가지고 이 시련에 맞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황 “희생자들 위해 기도” 주제 마누엘 바로주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이는 영국과 영국민에 대한 범죄일 뿐 아니라 세계의 모든 문명시민에 대한 범죄”라고 말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런던 테러를 반인류적인 야만 행위로 규탄하면서 “희생자와 슬퍼하는 모든 이들을 위해 기도한다”고 밝혔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한쪽에선 가난과 에이즈를 구제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고 한쪽엔 무고한 시민들을 죽이는 사람들이 있다”며 “인권과 인간의 자유를 깊게 고민하는 사람들과 살해를 일삼는 사람들의 의도와 마음은 더할 나위없이 명백하게 대조적”이라는 표현으로 테러리스트를 비난했다. 중국 외교부는 웹사이트에 올린 긴급성명을 통해 “어떤 형태의 테러리즘에 대해서도 반대한다”며 “누구를 막론하고 특정한 목적을 위해 테러를 일으켜 무고한 인명을 살상하는 행위는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7일 긴급회의를 열어 런던테러를 규탄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안보리는 결의안에서 “어떠한 테러 행위도 평화와 안보에 위협”이라며 범인들을 붙잡아 정의의 심판대에 올리는 데 모든 국가들이 협력할 것을 촉구했다. 영국관련 기관 경계 강화=일본 경찰청, 방위청 등은 8일 오전 국장급으로 구성된 대책회의를 총리실 위기관리센터에서 열고 테러정보 공유 등의 대책을 협의했다. 국토교통성은 이날 철도회사 32곳에 경계 철저를 요청했다. 일본등 경계강화 대책 분주 또 경시청은 이날 오전 출근 시간대에 주요 지하철역과 버스터미널에 기동대원들을 집중적으로 풀어 검문검색을 강화했다. 공항에선 런던에서 출발한 비행기 승객들의 짐 검사를 특히 철저하게 하고 있다. 지하철회사인 도쿄메트로는 지하철역 안에 있는 모든 쓰레기통을 철거하기 시작했다. 싱가포르는 2012년 올림픽 개최지로 런던을 선정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장인 래플즈 시티 컨벤션 센터와 지하철, 버스 터미널 등에 대한 경찰 병력을 늘렸다. 또 타이, 그리스 등 각국은 영국 대사관과 부속 기관 등에 대한 경비를 대폭 강화했다. 오스트레일리아는 테러 위험을 평가하기 위해 반테러기구 비상회의를 소집했다. 도쿄 베이징/박중언 이상수 특파원, 강김아리 기자, 외신종합 a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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