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1.07.12 22:55
수정 : 2011.07.12 22:55
뇌물·마약 ‘부패 상징’
아흐메드 왈리 카르자이
탈레반 “우리가 명령”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의 배다른 동생이자, 아프간 정부 부패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아흐메드 왈리 카르자이(사진)가 12일 칸다하르주의 자택에서 자신의 경호원에게 사살됐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탈레반은 자신들이 아흐메드의 암살을 지시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칸다하르주 의회 의장이었던 그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으로부터 뇌물을 받았다거나 마약 밀매에 연관돼 있다는 주장이 계속 불거지면서 정치적 위기에 몰려 있던 참이었다. 그는 모든 주장을 부인했고, 대통령도 꾸준히 그를 편들어 왔다.
칸다하르주 잘마이 아유비 대변인은 이날 그의 죽음을 정식으로 발표했으나 범인과 범행 동기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밝혔다. 목격자는 그의 사설 경호원 중의 한명인 사르다르 모함마드가 에이케이(AK)-47 총으로 그를 죽였고, 다른 경호원이 곧 범인을 사살했다고 전했다. 범인으로 지목된 사람은 그의 경호원 생활을 상당히 오래했던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다른 원인이 있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50대인 아흐메드 왈리 카르자이는 5명의 아이를 뒀고, 막내아들은 태어난 지 한달 정도밖에 안 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최근 몇년 새 몇번이나 암살 위기를 겪었다. 2009년에는 한 무장세력이 그의 차를 둘러싸고 로켓포를 쏘기도 했으나 그의 경호원만 죽었고, 그 전에는 의회 의장실에 자살폭탄 테러가 일어나 13명이 죽었지만 그는 몇분 전에 사무실을 떠나 위기를 넘기기도 했다.
탈레반은 그의 암살이 자신들의 범행이라고 주장했다. 탈레반 대변인 유수프 아흐마디는 <아에프페> 통신에 “최근 아프간 남부의 실력자인 그의 암살을 명령했고, 결국 올해 가장 큰 업적 중에 하나를 성공시켰다”고 말했다. 이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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