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1.07.20 21:03 수정 : 2011.07.21 09:40

영 의회서 밝혀…측근 연루설은 강하게 부인
청문회는 소득없이 마무리…머독 사퇴 안할듯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휴대전화 도청 파문에 대한 조사를 경찰, 미디어, 정치인까지 전방위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거취 문제까지 확산되고 있는 영국 휴대전화 도청사건 파문을 차단하기 위해서 20일 런던 의회에서 긴급회의를 열었다. 그는 예정돼 있던 아프리카 순방 일정을 취소하고 급히 런던으로 돌아와 회의에 참석했다. 의원 대부분이 참석한 이날 회의는 야유와 고성이 오가는 가운데 열띤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그는 의회에서 “수사 확대안을 받아들였다”며 “우선 내게 당면한 가장 큰 책임은 이 엉망진창인 상황을 해결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야가 모두 수년간 계속된 도청사건을 제대로 다루지 못했다며 에둘러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그의 측근이 도청사건 수사를 무마하려 했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도청사건의 당사자인 앤디 쿨슨을 공보책임자로 발탁한 것은 “엄청난 판단 착오”라고 공격하는 노동당 의원들에게 쿨슨이 아직 재판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것은 아니라고 방어하면서도 “이런 일이 있을 줄 알았으면 그를 발탁하지 않을 걸 그랬다”며 후회의 뜻을 밝혔다.

캐머런은 “불법 도청에 연루된 개인에 대한 수사뿐만 아니라 방송과 소셜미디어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것”이라며 이번 사건을 미디어 시장 전체에 대한 논쟁으로 발전시키려는 뜻도 비쳤다.

야당인 노동당이 결정적인 공격을 하지 못하면서 이날 긴급회의는 큰 문제 없이 마무리됐지만 이로써 사태가 마무리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38%라는 저조한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캐머런 총리는 최근 <뉴스 오브 더 월드> 전 부편집장인 닐 월리스가 지난해 총선 직전에 총리 공보책임자 앤디 쿨슨의 비공식 자문위원으로 활동한 사실이 새롭게 드러나는 등 계속 궁지에 몰리고 있다.

한편 ‘미디어 황제’ 루퍼트 머독 등 도청 사건 관련자들을 대상으로 19일 진행된 청문회는 답변자들이 모두 “해킹 사실을 몰랐다”며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별다른 소득 없이 마무리됐다. 루퍼트 머독은 “해킹이 광범위하게 이뤄졌음을 알지 못했고 부하 직원들로부터 명백히 잘못된 보고를 받았다”며 책임을 아랫사람에게 돌리면서 “나는 이 문제를 정리하는 데 최적임자”라고 자리에서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영국 <가디언>은 20일 영국 의회 내무위원회가 캐머런 총리에게 머독의 영국 회사인 뉴스인터내셔널이 꾸준히 당국의 도청 수사를 방해했다는 결론을 담은 보고서를 올렸다고 보도하면서 이 부분에 대한 책임 공방도 거세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