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1.07.22 20:27
수정 : 2011.07.22 21:31
8848m냐 8844m냐…자존심 건 네팔, 실측팀 꾸려
에베레스트의 실제 높이는 얼마일까?
네팔이 수십년간 논쟁에 휩싸여 있던 에베레스트산의 실제 높이를 측량하기 위해 2년간에 걸친 장기간의 프로젝트팀을 꾸렸다고 21일 외신들이 보도했다. 처음으로 에베레스트산 측량에 도전한 네팔은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논쟁을 마무리짓겠다는 각오를 단단히 하고 있다.
에베레스트산의 높이는, 이 산을 사가르마타라고 부르는 네팔 쪽에서는 8848m, 초모랑마로 부르는 중국 쪽에서는 8844m라고 주장하고 있다. 양쪽의 측량치는 4m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지 않지만, 세계 최고봉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양쪽의 주장은 자존심 싸움으로 번져 왔다.
이 일대가 영국에 지배 아래에 있던 19세기 중반까지도 세계 최고봉은 에베레스트 근처 칸첸중가로 여겨졌다. 하지만 1854년 영국의 주도로 벵골 수학자 라드하나스 시크다르가 이끈 연구팀은 그때까지는 이름 없이 ‘봉우리 15’(summit ⅩⅤ)로 불리던 산이 가장 높다고 발표했다. 그 뒤 1865년 영국 측량국의 수장이었던 앤드루 워는 이 산을 전임자인 조지 에베레스트의 이름을 따 에베레스트산으로 명명했다. 당시 발표된 에베레스트의 높이는 8840m였다. 이 높이는 1953년 에드먼드 힐러리와 세르파 노르게이 텐징이 정상을 처음 정복했을 때까지 정설로 받아들여졌고, 그 뒤 1975년 인도 측량팀이 측정한 8848m의 높이가 지금까지 네팔 정부의 공식 입장이었다.
하지만 그 뒤 여러 측량팀이 이 산의 높이를 다르게 발표하고, 2005년 중국 쪽이 티베트 방면에서 이 산을 올라가 만년설을 제외한 진짜 높이가 8844m라고 주장하면서 논쟁이 격화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런 몇m 차이의 높이 논쟁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1975년 에베레스트에 올랐던 더그 스코트는 영국 <인디펜던트>에 “이번 조사는 네팔의 국가적 자존심을 높이기 위해 행해질 뿐이며, 그 위대한 산을 오르는 데는 어떤 차이점도 만들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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