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7.10 20:21
수정 : 2005.07.10 20:21
사원 방화…협박 전화·편지
영국과 뉴질랜드에서 이슬람사원을 겨냥한 방화와 공격이 잇따르는 등, ‘7·7 런던테러’ 이후 이슬람 교도에 대한 보복 기운이 감돌고 있다. 9일 이른 아침 영국 잉글랜드 북부 버컨헤드에 있는 이슬람사원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해 사원 현관이 파손됐다. 당시 사원 안에는 사람이 없었지만, 인근 주민이 1명이 연기 흡입으로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선 9일 밤 이슬람사원 4곳이 공격을 받았다. 이들 사원에선 유리창이 깨지거나 ‘편히 잠드소서 런던’ 등의 낙서가 적혀 있었다. 헬렌 클라크 뉴질랜드 총리는 즉각 “런던 테러에 대한 보복으로 무슬림을 공격하는 것은 잘못됐다”며 “뉴질랜드 무슬림 공동체는 다른 뉴질랜드 공동체처럼 법을 준수하고 평화적”이라고 밝혔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도 “영국 안팎의 대부분의 무슬림들은 (런던 테러와 같은) 이런 종류의 테러를 혐오하는 준법자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160만명의 이슬람교도들이 살고 있는 런던에서 무슬림이 운영하는 가게에는 손님이 끊겼고, 무슬림 단체는 협박 전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독일의 시사주간 <슈피겔>은 런던의 무슬림단체가 테러 이후 약 3만통의 협박 전자우편으로 컴퓨터가 마비되고 협박 전화로 무슬림 주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고 전했다.
강김아리 기자, 외신종합
a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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