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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9.26 09:59 수정 : 2011.09.26 09:59

미국 텍사스주가 그동안 사형수에게 마지막으로 차려주던 ‘최후의 만찬’을 더이상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미국 공영라디오 <엔피아르>(NPR)는 23일(현지 시각) 텍사스주가 상원 사법정의위원회 존 휘트마이어 의장(민주당·휴스턴주)의 반대에 따라 사형수에게 제공하던 마지막 만찬을 더이상 차려주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텍사스주는 사형 집행을 앞두고 사형수에게 원하는 것을 마음대로 먹게 해 왔다.

휘트마이어 의장을 분노케 한 것은 21일 사형이 집행된 로렌스 러셀 브루어가 터무니없이 많은 음식을 요구하고 제대로 먹지 않았다는 점이다. 백인 인종차별주의자인 그는 1998년 흑인인 제임스 비어드를 픽업트럭에 매달고 달려 살해한 죄로 사형 선고를 받은 악명높은 범죄자다.

그는 마지막 만찬에서 두개의 닭고기 스테이크와 세겹의 고기를 얹은 치즈버거, 구운 오크라(아욱과의 채소), 1파운드(454g)의 바베큐, 화이타 세개, 피자 한판, 1파인트의 아이스크림, 한개의 피넛버터 사탕을 요구했다. 그리고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이 소식을 들은 휘트마이어 의장은 텍사스주에 정식으로 항의편지를 보냈다. 그는 편지에서 “사형을 당할 사람에게 그런 특혜를 주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다른 수감자들과 똑같은 음식을 제공하라”고 썼다. 그는 텍사스주가 당장 이런 방침을 없애지 않으면 다음 회기에 연방법을 제정해 막겠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몇시간 안에 텍사스주는 마지막 만찬 관행을 없앴다고 밝혔다.

휘트마이어 의장은 <에이피>(AP) 통신에 “지난밤의 일은 한계를 넘은 것”이라며 “우리는 사형수에게 특혜를 배풀면서 위안을 느낄지도 모르겠지만 그건 위선”이라고 말했다.

다른 주들도 텍사스주의 결정을 따를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어떤 주는 마지막 만찬에 40달러 정도의 상한선을 두고 있으며, 어떤 주는 아예 마지막 만찬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20일 사형집행이 예정돼 있었던 사형수 클리브 포스터는 두마리의 프라이드 치킨과 프렌치 프라이, 한바구니의 복숭아를 요구했는데, 마지막 순간에 형집행정지 명령을 받아 최후의 만찬을 즐기지도 못하고 다시 사형수방으로 돌아갔다. 지난주에는 스티븐 우즈라는 사형수가 2파운드의 베이컨, 4개의 대형 피자, 네개의 구운 닭가슴살, 마운틴듀, 펩시, 맥주, 2파인트의 아이스크림, 5개의 구운 닭고기 스테이크, 두개의 햄버거 등을 요구했고, 2시간 뒤 처형당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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