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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10.05 22:12 수정 : 2011.10.05 22:12

다니엘 셰흐트만(70) 박사

‘결정’과 ‘비정질’ 중간물질 발견
과학계 ‘결정학 100년 오류’ 밝혀

2011년 노벨 화학상은 결정(크리스털)과 비정질(원자 배열이 불규칙적인 물질)의 중간물질인 ‘준결정’(쿼지크리스털)이 실재할 수 있음을 증명한 이스라엘 화학자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노벨위원회는 5일 “일반적으로 존재할 수 없다고 여겨졌던 준결정 구조를 발견하고 실험적으로 증명해 결정학에 새로운 장을 개척한 이스라엘 ‘테크니온 이스라엘 기술연구소’의 다니엘 셰흐트만(70) 박사를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셰흐트만 박사는 1982년 알루미늄과 망간을 녹여 1초 동안에 100만도의 냉각 속도로 급랭 응고시켜 만든 합금이 준결정인 것을 발견했다. 준결정은 원자가 규칙적으로 배열된 다이아몬드 같은 결정도 아니고, 불규칙적인 유리 같은 비정질도 아닌 물질을 말한다. 영국의 수학자이자 이론물리학자인 로저 펜로즈가 1970년대에 준결정 구조가 존재할 수 있음을 이론적으로 예견했음에도, 화학계에서는 준결정 구조가 실재할 수 없는 것으로 여겨져왔다. 기존 결정학에서는 삼각형이나 사각형, 육각형 등을 규칙적으로 배열하면 2차원(평면)이나 3차원(공간)을 채울 수 있지만 오각형으로는 평면이나 공간을 채울 수 없다는 것이 원칙이었다.

셰흐트만은 고차원 투과전자현미경을 이용해 알루미늄-망간 합금이 오각형 구조임에도 공간을 채우는 특이한 구조를 갖고 있음을 증명했다. 준결정은 러시아의 강에서는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관찰되기도 했다.

준결정 구조는 마찰력이 작아 잘 마모되지 않고 강도가 커 골프채, 휴대전화 케이스, 프라이팬, 디젤엔진 등을 만드는 신소재로 활용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연세대 준결정재료연구단(단장 김도향 교수)이 성형이 잘되는 마그네슘 합금 소재 개발에 성공한 바 있다.

최진호 이화여대 화학나노과학과 교수는 “결정학의 기본 원칙을 100년 만에 깨뜨려 학문적으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낸 공로가 인정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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