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1.10.27 20:51 수정 : 2011.10.27 20:51

유엔이 60억명째 인류로 정한 보스니아의 아드난 메비치(12)가 태어났을 당시 코피아난 유엔 사무총장과 찍은 기념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애르츠테 자이퉁> 누리집 갈무리

31일 지구촌 인구 70억 돌파
선진국은 주춤 후진국선 급증
교육·복지혜택 소외 ‘악순환’
*잃어버린 세대 : 저개발·빈곤국 10~24살 인구

보스니아 비소코에 사는 12살 아드난 메비치는 실직 상태의 아버지와 가끔 허드렛일을 나가는 어머니 사이에서 자라는, 이 지역에서는 지극히 평범한 아이다. 메비치 가족은 보스니아 내전 당시 생긴 상흔을 그대로 간직한, 허름한 아파트의 꼭대기층에서 한달 500마르크(39만원)의 월세도 근근히 낼 만큼 가난에 찌든 채 살고 있다. 그의 친구들의 부모들도 대부분 실직 상태라고 독일 <데페아>(dpa) 통신은 전했다. 메비치가 특별한 것은 단 하나, 그가 유엔이 정한 ‘60억명째 인류’라는 것이다.

메비치의 삶은 말 그대로 현재 10~24살인 18억명, 이른바 ‘잃어버린 세대’의 전형을 보여준다. 오는 31일 세계 인구는 70억명을 돌파할 예정이다. 대부분이 저개발 국가에서 태어난 이 젊은 세대는 교육과 사회복지의 혜택을 거의 받지 못한 채 자라났다. 유엔은 26일 발표한 세계인구보고서에서 이들 ‘잃어버린 세대’가 가장 경제적 생산력이 왕성한 시기를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채 보낼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18억명의 청년 중 90%가 저개발 국가에서 살고 있다고 분석했다.

1950년대에 비해 인간의 기대 수명은 48살에서 68살로 20년이나 늘고, 신생아 사망률도 1000명당 133명에서 46명으로 크게 낮아졌다. 하지만 그사이 선진국과 저개발국간의 인구 차이는 더욱 늘어났다. 동아시아에선 현재 여성 한명이 1.6명의 아이를 낳는 반면, 아프리카에서는 5명을 낳는다.

이렇게 태어난 저개발국의 아이들은 빈곤의 악순환에 빠진다. 식량이 모자라고, 의료시설도 부족하다. 이 악순환을 끊는 데는 여성의 인권 향상과 교육 강화를 통한 출산 통제가 해결책이다. 하지만 유엔인구기구(UNFPA)의 바바툰데 오소티메힌 사무총장은 “2억5000만명의 여성에게 가족계획을 교육하는 데 드는 돈은 20억달러밖에 되지 않지만 대부분의 저개발국이 이런 데 돈을 쓰려하지 않는다”며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세계는 점점 더 지속불가능한 곳으로 변해갈 것”이라고 영국 <가디언>에 말했다.

‘60억명째 아기’ 메비치가 탄생한 1999년 10월12일, 코피 아난 당시 유엔 사무총장은 그를 안고 함박웃음을 지으며 기념사진을 찍었다. 하지만 31일에는 따로 70억명째 아기를 특정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대신 세계적인 구호단체 ‘플랜 인터내셔널’은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에서 31일 태어난 한 소녀를 70억명째 아이로 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남아선호사상 때문에 태어나지도 못하고 죽어가는 수백만명의 인도 여성에 대한 여론을 환기시키기 위해서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