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1.10.31 22:13
수정 : 2011.10.31 22:13
인도·필리핀·터키 등 ‘상징적 아기’ 선정·환영 행사
나르지스는 31일 오전 7시25분 인도 우타프라데시주의 작은 마을인 몰에서 힘찬 울음을 터뜨리며 태어났다. 인류가 70억명째 아기를 맞는 순간이었다.
유엔은 이날 인구가 70억명을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유엔은 50억명, 60억명째와 달리 이번에는 한 아기를 정해 ‘70억명째 인류’로 선포하지 않았다. 여자아이인 나르지스는 우타프라데시주와 국제구호단체인 플랜 인터내서녈이 정한 상징적인 70억명째 아기다.
2025년이면 중국을 넘어서 세계 최대 인구대국이 될 인도에서 우타프라데시주는 2억명의 최대 인구를 가진 주인데다 인구증가율도 가장 높다. 인도에서는 매분 51명의 아기가 태어나는데 그중 11명이 우타프라데시주에서 태어난다.
가난한 농민인 비니타와 아자이 사이에 태어난 나르지스는 비교적 운이 좋은 편이다. 인도에서는 남아선호사상이 극심해 매년 수십만명의 여자아이가 낙태를 당한다. 하지만 나르지스의 앞날은 그리 밝지 않다. 우타프라데시주는 대부분의 인구가 하루 2달러 미만의 수입으로 살아가는 극빈층이라고 <비비시>(BBC)는 전했다. 플랜 인터내셔널이 인도, 그중에서도 여자아이를 일부러 70억명째 아이로 지정한 것은 이들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기 위해서다.
나르지스 외에도 세계 각국에서 ‘70억명째 아기’가 탄생했다. 하루에 수백만명이 죽고 태어나는 상황에서 정확히 70억명째가 누구인지 정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각자가 나름의 상징성을 가지고 지정한 아기들이다.
필리핀 정부는 31일이 되기 2분 전에 마닐라에서 태어난 다니카 마이 카마초라는 여자아이를 70억명째 아이로 정하고 대대적인 환영행사를 열었다. 필리핀은 인구 9400여만명으로 세계 12번째 인구대국이다. 최근 동부지역의 지진피해로 신음하고 있는 터키 수도 앙카라에서도 유엔인구기금(UNPF)이 정한 ‘70억명째 아기’ 유수프 에페가 이날 새벽 태어났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은 전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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