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1.11.02 14:31
수정 : 2011.11.02 20:30
미국 ‘뉴욕타임스’의 국제판인 ‘인터내셔널 해럴드 트리뷴’ 1면 톱으로 다뤄
“3개 메이저와 2곳 방송국이 전하지 않은 뉴스를 자세히 전하기 때문”
“정부가 인터넷 여론을 옥죄고 언론자유가 후퇴한 상황에서 해방구 역할”
미국 <뉴욕타임스>의 국제판인 <인터내셔널 해럴드 트리뷴> (IHT)이 2일치 지면에서 ‘나는 꼼수다’ 열풍을 1면톱과 4면 메인기사로 주요하게 다뤘다.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정봉주 전 국회의원, 주진우 시사인 기자, 김용민 시사평론가 등 나꼼수 4인방은 이제 국제적인 ‘깔때기’(모든 화제가 다 자기자랑으로 귀결된다는 뜻)가 된 셈이다.
<인터내셔널 해럴드 트리뷴>는 ‘반대파가 온라인으로 갔다’(The opposition goes online)는 제목의 서울발 기사를 통해 지난 26일 열렸던 나꼼수 콘서트의 장면과 나꼼수 현상에 대해 자세히 적었다. 1면과 4면의 기사를 합치면 한 면을 통째로 채울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양이다. <뉴욕타임스> 온라인판에서도 아시아판의 주요기사로 다루고 있다. 시차 때문에 아직 발행되지 않은 <뉴욕타임스> 본지에서는 얼마나 주요하게 다뤄질지는 확실하지 않다.
<인터내셔널 해럴드 트리뷴>는 나꼼수 팟캐스트가 매회 200만건 이상이 다운로드되는,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전했다. 현재 나꼼수는 아이튠즈 집계로 한국 팟캐스트에서 1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물론, 정치·뉴스 분야에서는 미국에서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미국 계정으로 나꼼수를 즐기는 한국인들이 많은 영향으로 보인다.
<인터내셔널 해럴드 트리뷴>는 나꼼수의 인기가 물가인상과 일자리 축소 등으로 이명박 정부가 불신받는 동시에 젊은 세대가 정치적으로 깨어나고 있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또한 이명박 정부를 지지하는 3개 메이저 신문과 정부가 임명한 사장이 운영하는 2곳의 방송국 등이 전하지 않는 정보들을 자세히 전해주는 점도 인기의 비결이라고 덧붙였다.
이 신문은 나꼼수가 진행자 4명과 심지어 간혹 이들이 두들기는 에어컨마저 팬사이트를 가질 만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현 정부가 인터넷 여론을 옥죄고 정부에 비판적인 진행자들이 잇따라 방송에서 물러나고 있는 현실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전했다. 올해초 발표된 ‘프리덤 하우스’의 언론자유도 평가에서 한국이 ‘자유로운’에서 ‘일부 자유로운’으로 강등될 만큼 언론자유가 후퇴한 상황에서 나꼼수가 그 해방구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김상현 연세대 교수는 <인터내셔널 해럴드 트리뷴>에 “나꼼수는 사람들이 궁금해하지만 주류 언론에서는 얻기 힘든 정보를 전해줌으로서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어준 총수는 <인터내셔널 해럴드 트리뷴>에 “우리는 가카(His Highness)에 대한 모든 의혹을 폭로함으로서 사람들을 즐겁게 만든다”며 “하지만 정말로 중요한 것은 우리의 태도다”라고 말했다. 그동안 보수정권이 사람들을 끊임없이 ‘쫄게’(intimidate) 만들었지만 더이상 ‘쫄지 말자’(Let’s not be intimidated)는 것이다. “내일 감옥에 들어갈지라도 말하고 싶은 것은 말하자.” 그가 청중들에게 항상 하는 말이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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