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1.11.02 20:31
수정 : 2011.11.02 20:31
앞바퀴 없이 착륙…조사위해 2개월 비행정지
최근 이란과 폴란드에서 기체결함을 일으킨 여객기가 잇따라 ‘멋진’ 비상착륙에 성공해 화제다. 하지만 두 조종사의 대우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지난달말께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이란 테헤란으로 향하던 이란항공 소속 보잉 727 여객기의 후샹 샤바지 기장은 테헤란 공항에 착륙하기 위해 랜딩기어를 펼쳤으나 앞바퀴가 나오지 않았다. 샤바지 기장은 비상사태를 승객들에게 알리지 않은 채 공항 상공을 선회하면서 연료를 소진했다. 만일의 폭발이나 화재를 막기 위해서였다.
조종사는 뒷바퀴만으로 착륙을 감행했다. 활주로에 내려 앉은 비행기는 뒷바퀴만으로 아슬아슬한 균형을 잡은 채 활주로를 새처럼 미끄러졌고, 기수 앞부분의 바닥이 활주로에 닿은 뒤에도 한참이나 더 나가다가 멈춰섰다. 94명의 승객과 19명의 승무원 모두가 손끝하나 다치지 않은 이 착륙 장면은 유튜브에서 전세계인의 감탄을 자아내고 있다.
그러나 정작 ‘영웅 조종사’는 사건 조사를 위해 ‘2개월 비행 정지’ 처분을 받았다. 샤바지 기장은 2일치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 “예정대로 테헤란의 제1공항인 이맘 호메이니 공항에 착륙하다 충돌사고가 날 경우 정부가 정치적으로 곤혹스러울까봐, 제2공항인 메흐라바드 공항으로 기수를 돌렸다”며 “그런데 항공당국은 (보상은커녕) 고맙다는 말조차 하지 않았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한편 미국을 떠나 폴란드 바르샤바로 향하던 폴란드항공사 보잉 767기도 1일 바르샤바 쇼팽공항 상공에서 랜딩기어가 아예 펴지지 않아 비상착륙을 시도했고, 역시 기적적인 동체착륙에 성공했다. 230명의 승객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보르니스와프 코모로프스키 폴란드 대통령은 훈장을 수여하겠다고 밝혔다. 조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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