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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18년 숙원’ WTO 가입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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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18년 숙원인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올해 말 완료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러시아의 가입을 반대해온 조지아(그루지야)와의 양자협상이 타결됐기 때문이다.
막심 메드벳코프 러시아 쪽 협상대표는 3일 중재국 스위스가 제안한 협상안에 양쪽이 최종 합의했다고 밝혔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이 전했다. 조지아 외무차관 세르기 카파나제도 합의 사실을 인정했다.
정확한 협상 내용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번 합의는 러시아의 세계무역기구 가입을 위한 마지막 관문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러시아는 소련 해체 이후 1993년 세계무역기구의 전신인 ‘관세무역일반협정’(가트)에 가입을 신청했지만 그동안 여러 나라의 반대에 부닥쳐 정회원 자격을 얻지 못했다. 세계무역기구는 가입국 전체가 합의해야 정회원이 될 수 있다.
러시아는 미국이나 유럽연합(EU) 등과는 무사히 양자협상을 끝냈지만, 세계무역기구 가입국이자 2008년 영토분쟁으로 전쟁을 치른 조지아가 격렬하게 반대하는 바람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12월 열릴 예정인 세계무역기구 각료회의에서 러시아 가입안은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르면 내년 1월 가입 절차가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주요 20개국(G20) 중 마지막으로 세계무역기구에 가입하는 나라가 된다.
러시아는 인구 1억4290만명에 1인당 국민총생산(GDP)이 1만3542달러에 이르는 대국으로, 대부분의 나라가 러시아의 세계무역기구 가입을 환영하고 있다.
세계은행은 러시아가 세계무역기구에 가입함으로써 투자 환경이 개선돼 국내 생산이 11% 이상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유럽 등 러시아로 상품을 수출하는 나라들도 일부 혜택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외 경쟁력이 취약한 러시아 농업과 일부 산업 분야는 상당한 피해를 감수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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