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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11.06 20:50 수정 : 2011.11.06 20:50

정상회의, 위기 해결책 못내
세계 정치·경제 리더십 실종

2008년 금융위기를 예견해 ‘닥터 둠’으로 불린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포린 어페어즈> 지난 3/4월호에 ‘G0의 세계’라는 글을 통해 “미국은 더는 세계경제의 지도자가 아니며, 다른 국가들도 미국을 대체할 정치적·경제적 지렛대를 갖고 있지 못하다”며 “G20(주요20개국)이라는 경제클럽은 협력이 아니라, 갈등을 양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금융위기 이후 세계의 정치·경제 리더십이 실종됐다는 비판이었다.

지난 3~4일 프랑스 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는 루비니 교수의 이런 주장을 정확히 확인한 자리였다. 급박한 유럽 부채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구체안을 하나도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유일한 합의 사항이라 할 수 있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재정능력 확대와 관련해서는 규모나 방법을 내년 2월 G20 재무장관 회의로 넘겼고, 이마저도 각론에서 이견을 보이고 있다.

애초 이번 회의는 유럽 부채위기 해결안 중의 하나인 유럽금융안정화기구(EFSF) 기금 확대에 중국 등 비유럽권 국가들의 기여를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확인한 것처럼, 비유로존 국가 중 어떤 나라도 이 유럽 구제기금에 기여하겠다고 제안한 나라는 없었다. 오히려 이번 G20 정상회의는 중국의 기여를 이끌어내기보다는 중국과 관련된 오래된 논란인 위안화 환율 문제를 놓고 또한번 충돌을 보였다. 정상들이 채택한 행동계획에서 ‘시장 결정적 환율제도 이행과 경쟁적 평가절하 자제’라는 문구를 집어넣어 중국을 겨냥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기자회견에서 유럽 부채위기보다는 자국의 관심인 중국의 환율 문제에 방점을 뒀다.

이처럼 주요국 정상들이 기자회견에서 강조한 내용을 보면, 모두 자국의 이해에 기초한 ‘동상이몽’을 하고 있음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메르켈은 중국의 유럽 구제기금 기여 불발 사실을, 오바마는 중국의 환율 유연성을,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국제통화기금 재정능력 확대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확충될 국제통화기금 재정의 유로존 사용 불가를 강조했다.

결국 이번 G20 정상회의에선 선진국 대 신흥국, 유럽연합 대 비유럽연합, 유럽연합 내에서도 유로존 대 비유로존이라는 복잡한 갈등구조를 드러낸 셈이다. 특히 미국은 유럽 부채위기 해결을 위한 구체안 마련과 관련해 리더십을 보여주기는커녕, 중국과의 현안에만 매달려 갈등에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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