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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11.20 20:55 수정 : 2011.11.20 20:55

대 미얀마 제재 앞장서다
내달 국무장관 방문 결정
‘맹방’ 중국 흔들기 노림수

미얀마는 국제사회에서 오랜 ‘왕따’였다. 1962년 쿠테타로 군사정권이 들어선 뒤 계속되는 민주화 인사 탄압에 각국은 잇따라 등을 돌렸다. 그 선두에는 미국이 있다. 미국은 1990년 미얀마에 대한 통상 및 관세 제재법안을 통과시켰다. 2003년 미국 내 미얀마의 자산을 동결했다.

그 사이 미얀마에 손을 내밀어 준 것은 중국이었다. 원래 미얀마 북부의 마오주의자 공산당 반군을 지원하던 중국은 1990년대 들어 방침을 바꿔 미얀마 정부와 손을 잡았다. 유엔에서 미얀마 제재안이 나올 때 등 사사건건 미얀마 정부의 편을 들어줬다. 2008년에만 공식집계로 2억3250만달러, 비공식적으로는 수십억달러에 이르는 돈을 차관 및 투자로 집행했다.

그러나 미국이 ‘인권과 민주주의’라는 명분을 내걸고 미얀마에 대한 외교적 관심을 쏟기 시작하면서, 오랫동안 미얀마에 공을 들여온 온 중국의 위상이 흔들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다음달 1~2일 미얀마를 방문해 정부 관계자와 아웅산 수치 여사를 만날 계획이다. 미 국무장관의 미얀마 방문은 1955년 이후 처음이다. 미국이 그동안 미얀마 정부에 꾸준히 촉구해온, 민주화 진전에 따른 ‘격려방문’ 형식을 띈 셈이다. 수치 여사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재보선에 참가하기로 결정이 난 상태라 명분은 충분하다.

미국의 내심은 따로 있다. 동남아 지역에 거세게 부는 중국의 영향력 확대 차단이라는 노림수가 숨어 있다는 것이 <에이피>(AP) 통신 등 외신들의 일반적 분석이다. 중국은 지난해 원자바오 총리가 미얀마를 방문해 인도양에서 시작돼 미얀마를 관통하는 송유관 및 가스관을 건설하기로 합의했다.

이라와디강 수력발전소 건설사업에도 4억300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하는 등 미얀마에 대한 투자를 강화해 왔다. 접경인 윈난성을 중심으로 중-미얀마 교역도 매년 21%씩 성장했다. 미얀마 투자 확대는 인도양에 대한 교두보 확보와 중국의 내륙발전 계획인 서부대개발전략과도 연계돼 있는 중국의 ‘핵심 의제’ 중 하나다.

하지만 지난 9월 중국이 추진하던 수력발전소 건설사업을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이 포기하면서 중국과의 관계에 이상신호가 잡히기 시작했다. 발전용 댐이 생길 경우 63개 마을의 1만2000명 주민이 수몰로 삶의 터전을 잃을 지경이었다. 발전된 전기의 90%는 중국으로 수출되기 때문에 미얀마 국내에서는 반대 여론이 매우 거센 사업이었다. 중국은 사업포기 당시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시했다. 하지만 미국에는 손을 내미는 신호로 받아들여졌을 것이라는 것이 <뉴욕타임스>에 분석이다.

미국의 미얀마 접근은 미얀마 정부의 이해관계와 맞아 떨어지는 측면도 있다. 국제사회 복귀를 꿈꾸는 미얀마로서는 미국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다. 동결된 자산의 회수도 중요하다. 미국에서 미얀마 자유화 운동을 이끄는 아웅 딘은 “중국이 추진해온 투자는 대부분의 과실이 중국으로 넘어가게 된다”며 “클린턴 장관의 방문이 미얀마 국민으로 하여금 중국과 맞설 수 있도록 용기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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