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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11.23 15:13 수정 : 2011.11.24 14:01

지난 18일 미국 UC 데이비스 대학에서 경찰이 시위 학생들에게 최루액을 뿌리는 모습. 유튜브 동영상 캡처.

유튜브 통해 알려지면서 총장이 사과했지만 분노 사그러들줄 몰라
한국에선 시위대 고막이 파열되고 실신돼도 책임 지는 경우 거의 없어

 시위 학생들의 얼굴에 최루액을 뿌린 경찰의 행동에 미국 사회가 분노하고 있다. 대학 경찰서장이 직위해제되고 대학 총장도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시위대에게 직격으로 물대포를 쏘고도 거리낌없는 한국 경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1일 데이비스 캘리포니아대(UC 데이비스)는 이 대학 경찰서장 애넷 스피쿠자를 직위해제하고, 최루액을 뿌린 경찰관 2명도 직무정지 처분을 내렸다. 지난 18일 ‘월가 점령’ 시위를 지지하며 연좌농성을 벌이던 학생들의 얼굴에 최루액을 뿌린 사실이 유튜브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시민들이 거세게 들고 일어났기 때문이다. 린다 카테히 유시 데이비스 총장도 학생들 앞에서 사과했지만 분노는 사그러들줄 모르고 있다.

여의도 앞에서 열린 한-미 에프티에이 저지 시위.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아 참가자가 쓰러지고 있다. 하니TV 캡처.

 반면, 한국 경찰의 시위 진압은 보다 강경하지만 책임을 지는 경우는 드물다. 지난 10일 한-미 에프티에이 저지 범국민대회 참가자들에게 경찰은 물대포를 직격으로 발사했다. 한 참가자는 물대포에 맞아 고막이 파열되고 실신하기도 했다. 경찰은 징계는 물론 어떤 공식 사과도 내놓지 않았다. 지난 7월 부산 한진중공업을 방문한 희망버스 참가자들의 시위에서는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등의 얼굴에 경찰이 직접 최루액을 분사했으나 역시 사과조차 없었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경찰이나 보수언론 등은 집회·시위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미국처럼 해야 된다’고 이야기해왔는데 미국식 법치주의를 놓고 생각한다면 물대포를 시위대에 직접 쏜 한국 경찰이 책임을 져도 더 져야 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오 국장은 또 “13만 경찰 조직이 움직이다보면 실수가 있을 수밖에 없는데 중요한 것은 실수를 어떻게 다루느냐는 것”이라며 “과거부터 지금까지 국민보다는 정권의 눈치만 살피는 경찰의 자세를 바꿔야 한다”고 덧붙였다.

 누리꾼 @gre*********는 이를 두고 “별걸다, 미국제를 부러워해야하니, 원”이라고 트윗을 날렸다. 영화평론가 황진미(@intifada69)씨는 “3도씨에 물대포라니 빨리 옷을 갈아입지 않으면 저체온증에 빠질수도 있는데 최루탄 정면 조준보다 더 위험한 짓을 하고 있다. 미국 최루액 정면분사를 외신으로 내보낸 언론들 뭐하냐”고 트위터를 통해 물었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여의도 앞에서 열린 한-미 에프티에이 저지 시위에서 경찰이 참가자에게 물대포를 집중적으로 쏘고 있다. 하니TV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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