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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12.07 21:00 수정 : 2011.12.07 21:00

러시아 총선 부정선거 폭로

러시아 총선의 부정선거 의혹이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6일 익명의 지역 선관위원장의 폭로는 최근 유튜브에 올라온 집권당에 기표된 뭉텅이 투표용지 영상이나 독립선거감시기구들의 보고서와 상당부분 일치한다. 이들의 주장대로 득표율이 상당부분 조작된 게 사실이라면, 이는 ‘푸틴 대세론’이 밖에서 보는 만큼 강고하지 않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심상찮은 것은 연일 계속되는 시위다. 본격시위 이틀째인 6일엔 모스크바는 물론 푸틴 총리의 고향인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각지에서 수천명의 반정부 시위대가 몰려나와 시위를 벌였다. 러시아 정부는 전날 1만여명 규모의 진압부대(치안유지군)를 배치하고, 보리스 넴초프 전 부총리를 비롯해 500여명의 시위자를 연행하는 ‘채찍’을 휘둘렀다. 푸틴 총리가 “내년 3월 대선 이후 개각하겠다”는 ‘당근’도 제시했지만, 시위대들은 사흘째 시위도 예고한 상태다. 여기에 ‘친 푸틴’시위대까지 수백명씩 거리에 쏟아져나오고 있어 자칫 무력충돌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서방 언론들은 은근히 ‘러시아의 봄’ 군불 지피기에 들어갔다. 포문은 지난 10월 이미 한차례 푸틴을 ‘몰락한 카다피’에 비교해 러시아의 맹비난을 받았던 존 매케인 미 상원의원이 열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푸틴 총리, 아랍의 봄이 당신 곁에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는 글을 남겼다. 외신들은 러시아에 리비아나 시리아와 같은 대규모 시위가 일어날지, 연일 칼럼을 쏟아내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을 비롯해 서방 국가들은 부정선거 의혹 제기를 멈추지 않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전문가들 사이에는 내년 3월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의 대통령 복귀가 뒤집힐 정도는 아니라는 시각이 여전히 우세하다. 무엇보다 푸틴을 대체할만한 인물이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푸틴이 어떤 방식으로 대응하느냐에 달려있다. 주변 의견을 무시하고 무자비하게 체첸 시위 등을 진압해왔던 그의 스타일대로 나간다면 자칫 국내외 여론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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