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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12.08 20:30 수정 : 2011.12.08 21:47

국제앰네스티 “국무부 승인”
앞으론 이집트 폭정 비난
뒤로는 진압 최루탄 장사

이집트 무바라크 정권과 군부의 민주화 시위 탄압을 비판했던 미국이 뒤로는 이들에게 최루탄을 팔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국제앰네스티 조사 결과 미국 회사 두 곳이 몇 차례에 걸쳐 민주화 시위가 시작된 올해 1월부터 이집트에 최루탄과 시위진압용 무기류를 수출해온 것으로 밝혀졌다고 영국 <가디언>이 7일 보도했다. 이런 무기류 수출은 미국 국무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정부 차원의 묵인 또는 조장이 있었다는 이야기다.

앰네스티는 최루탄 같은 화학자극제와 고무봉 등을 생산하는 미국 회사 ‘콤바인드 시스템’(CSI)이 적어도 세 차례 이집트에 최루탄 등을 수출했다고 폭로했다. 가장 최근의 수출물량은 이집트 군부가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타흐리르 광장의 시위대를 폭력으로 진압해 20여명이 숨진 지 이틀도 지나지 않은 지난달 26일 홍해 연안 아다비야항에 도착했다. 배에는 적어도 7t 이상의 최루탄 용액이 실려 있었다. 이 회사는 4월과 8월에도 각각 20t에 가까운 무기류를 수출했다. 또다른 한 곳의 최루탄 수출 회사는 어딘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앰네스티의 무기전문가 브라이언 우드는 “수출 승인은 이집트 정부가 시위대를 과도한 폭력을 사용하며 탄압하던 시기에 이뤄졌다”며 “그동안 이집트 군부의 최루탄 오남용을 비난해온 미 국무부는 무책임하기 이를 데 없다”고 미국의 이중성을 성토했다. 앰네스티 조사에 따르면 이집트 시위진압군은 최루탄을 시위대를 직접 겨냥해 쏘거나 도망갈 데도 없는 좁은 골목길에서 발사하기도 해 사망자가 속출했다.

이집트 군부가 시위대에 사용한 최루탄 일부는 영국 회사 제품이어서 최근 영국에서도 논란이 됐다. 영국의 무기회사인 ‘켐링 디펜스’는 조사 결과 자사가 만든 최루탄이 이집트에서 사용됐으나 이는 10년도 더 전에 판매된 것이며 제3국을 통해 이집트로 건너간 것 같다고 밝혔다고 <인디펜던트>가 보도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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