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1.12.23 16:21 수정 : 2011.12.23 21:36

중국 쓰촨성 후이리현 리이닝 현장 등 3명의 간부가 새로 건설된 도로를 시찰했다며 홍보용으로 올린 사진(왼쪽 위)이 조악한 합성으로 ‘공중부양’한 듯한 모습을 두고 비꼰 패러디 사진. <한겨레> 자료사진

중 쓰촨성 합성 홍보사진 들통
체포된 카다피 아들, 시내 활보
직원도 속은 ‘짝퉁’ 애플스토어

아랍의 봄, 후쿠시마 원전사고, 99%의 시위 등 현대사를 바꿔놓은 사건이 잇따른 2011년에도, 지구촌 구석구석에선 우리를 웃음 짓게 하거나 허탈하게 한 사건들 역시 적잖았다. 격변의 시기에도 일상은 죽~계속된다.

올해 전세계 국제부 기자들을 낚은 가장 큰 ‘오보’는 역시 리비아의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의 둘째 아들 사이프 이슬람의 체포 소식이었다.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서 반군과 정부군의 막바지 전투가 절정으로 치닫던 지난 8월21일 리바아 반군을 이끌던 과도국가위원회(NTC)는 사이프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카다피의 후계 1순위로 꼽혀오던 만큼 리비아 내전의 결정적인 장면으로 꼽힐 수 있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반전은 바로 그날 밤. 붙잡힌 것으로 알려진 그가 트리폴리 시내 호텔에 버젓이 나타나 미국 <시엔엔>(CNN) 기자와 여유있는 모습으로 인터뷰를 하고 지지자들과 시내를 활보한 것이다. 당시 소식을 전한 <시엔엔> 기자는 “내 눈을 믿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결국 카다피는 10월20일 끔찍하게 살해당해 시장의 고기 냉동창고에 전시되는 처참한 지경이 됐고, 사이프 이슬람도 11월18일 리비아 남부에서 체포됐다.

일본에 대지진이 온 사흘 뒤 3월14일치 <아사히신문>에 실린 한 여인의 모습은 다음날 세계 신문 상당수의 1면을 장식하며 지진의 비극을 일깨워주는 상징적인 사진이 됐다. 미야기현 나토리시에 살던 이토 아카네(29)는 주변의 모든 것이 무너진 폐허 한가운데서 맨발을 드러낸 채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주저앉아 울고 있었다. 이 사진은 로이터 통신이 뽑은 ‘올해의 사진’에도 선정됐다.

하지만 당시 이토가 자신이 기르던 개 10마리를 지진의 혼란 와중에 잃어버리고 슬퍼하고 있었다는 것이 뒤에 알려진 것은 다행이면서도 약간은 허탈한 후일담이었다. 2마리의 개를 다시 찾은 뒤 시치가미시로 이사가 레스토랑에서 일하며 힘차게 살고 있는 그는 <아사히신문>에 “지금 같은 평온한 나날이 영원히 계속되기를 매일 기도하며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토에게 행운이 있기를.

지난 6월8일 아침 외신들은 미국 텍사스 휴스턴의 한 농장에서 훼손된 시신 수십구가 발견됐고 그중 상당수가 어린아이로 보인다는 신고가 들어와 경찰이 수색중이라는 기사를 쏟아냈다. 특종 경쟁에 내몰린 일부 지역지들은 경찰이 시신을 대거 발견했다는 기사를 내보냈고, 국제부 기자들도 몇시간을 긴장 속에 대기했다. 하지만 경찰이 주변을 샅샅이 훑었으나 시신은 나오지 않았고, 유력한 증거로 봤던 농장 내 핏자국은 딸의 남자친구가 술에 취해 자해했던 흔적이었다. 이 모든 소동의 시작은 자신이 ‘영매’라고 주장하는 한 여성의 허위신고였다.

같은 달 말, 중국에서 등장한 ‘짝퉁’ 애플 스토어 소식은 그 자체보다 매장에서 일하는 중국인들조차 자신들을 진짜 애플 직원으로 믿고 있다는 사실이 더욱 황당했다. 현지지도를 하지도 않고 실제 현지에 갔다는 증거로 마치 ‘공중부양’한 것처럼 보이는 조악한 합성사진을 누리집에 떡하니 올려놓은 중국 쓰촨성 후이리현 간부들은 각종 패러디 사진의 대상이 됐다. 올해의 ‘포토제닉’ 감이다. 멀쩡하게 살아있는 자신의 어머니 부고를 지역신문에 싣고 이를 증거자료로 회사에서 장례휴가를 받아낸 철딱서니 스콧 베닛의 소식은 2011년 마지막달 미국 언론에서 쓴웃음을 자아내는 화제기사가 됐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