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2.01.19 19:24
수정 : 2012.01.19 22:22
“너 없인 못살아” 영어권 속터진 24시간
탐정 셜록 홈스의 적수 모리아티 교수의 진짜 정체는 무엇인가? 실존주의란 무엇인가?
18일(미국 동부 기준 현지시각) 영어 사용권 사람들은 하루 종일 이런저런 의문을 풀기 위해 골머리를 앓아야 했다.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가 미국 의회에서 추진하고 있는 온라인저작권침해금지법안(SOPA)과 지적재산권보호법안(PIPA)에 항의해 영어 페이지의 문을 24시간 동안 닫은 여파였다.
영국 <인디펜던트>의 기자 팀 워커는 이날을 ‘WWW’로 정의했다. ‘위키피디아 없는 세상’(World Without Wikipedia)이라는 뜻이다. 그는 이날 칼럼에서 자신이 기사 작성과 일상생활에 필요한 지식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한 내용을 담았다. 그는 ‘자유로운 지식이 없는 세계를 상상해 보라”는 글만 덩그러니 떠 있는 위키피디아 초기화면을 보고 허둥지둥하며 구글 검색과 다른 온라인 지식사이트, 심지어 자료실에서 ‘진짜 책’을 찾아보기까지 했다. 그리고 결국 찾아낸 최고의 방법은 위키피디아 프랑스어판의 내용을 복사해 구글 번역으로 영어로 변환해 보는 것이었다고 토로했다. 영국 <비비시>(BBC)도 이날이 공부하기 싫어하는 학생들과 게으른 기자들에게는 ‘도전적인 날’이었다며, “이제 온라인에서 지식을 찾아보는 일은 제2의 천성이 됐다”는 정보통신 온라인뉴스 <더 레지스터> 앤드루 올로스키 편집장의 말을 전했다.
위키피디아는 24시간 시위를 끝낸 19일, 1억6200만명이 위키피디아의 시위 페이지를 봤고, 그중 미국인 800만명이 자기 지역구 의원에게 법안 반대 의견을 밝히기 위해 의원 이름을 검색했다고 밝혔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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