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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1.25 20:59 수정 : 2012.01.25 21:32

전세계 마약중독인구 2억명
합법화 등 정책변화 필요성도

100년 전 1912년 1월23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는 역사적인 협정이 제정됐다. 마약에 대한 첫 국제협정인 ‘국제아편협정’이 그것이다. 마약과의 전쟁이 100주년을 맞은 셈이라고 영국 <비비시>(BBC)는 전했다.

중국의 아편 문제 때문에 마련된 이 협정의 내용은 이렇다. “협정 참가국들은 모르핀과 코카인, 그리고 마약물을 제조, 수입, 판매, 유통, 수출하는 사람들을 제어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당시만 해도 마약이 불법이라는 인식은 그다지 널리 퍼지지 않았다는 것이 <꿈의 제국: 19세기의 마약> 저자 마이크 제이의 분석이다. 그보다는 19세기 과음 문화가 그대로 이어져 음주가 더 시급한 사회문제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인식은 20세기 초 젊은 여성 유명인들의 잇따른 코카인 중독사로 급격히 변했다. 이런 인식의 변화는 1925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제정된 ‘개정 국제아편협정’으로 발전했고, 1961년 채택된 ‘마약에 관한 단일 협약’으로 승계됐다.

전세계가 마약과의 전쟁을 벌인 지 10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마약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전세계 마약중독 인구는 2억명 정도로 추산된다. 특히 멕시코가 5년간 벌이고 있는 ‘마약과의 전쟁’은 5만명의 희생자를 낳았지만 해결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마약에 대한 정책을 바꿀 것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6월 코피 아난 전 유엔사무총장 등을 구성원으로 하는 ‘마약정책에 대한 국제위원회’는 현재 전세계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마약정책이 완전히 실패했다며, 완전히 새로운 틀의 마약정책을 마련해야 된다고 주장해 파장을 일으켰다. 이들은 보고서에서 1998년에서 2008년까지 10년 새 미국 내 마약 복용 인구는 아편이 34.5%, 코카인이 27%, 대마초가 8.5% 늘어났다며, ‘금기’를 깨고 대마초 합법화 등 마약을 좀더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좀더 열린 방법을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비시>는 100년 전 상대적으로 작은 집단만을 상대해야 했던 ‘마약과의 전쟁’이 이제는 수백만의 중독자와 거대한 국제 조직과의 전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으로 변했다고 지적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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