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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1.27 20:53 수정 : 2012.01.27 22:53

[토요판] 오늘
애플이 극찬한 중국 청두 폭스콘 공장 가보니…
목숨까지 위협하는 노동 환경
2년새 19명 자살 기도하기도
애플 ‘모르쇠’ 납품값 후려쳐

“아이폰이 어떤 곳에서 만들어지는지를 안다면 소비자들 대부분은 마음이 매우 뒤숭숭해질 것이다.”(애플 전 임원)

미국 애플이 생산의 유연성과 노동자들의 숙련도를 극찬한 중국 아이폰 공장이 때로는 목숨까지 위협하는 가혹한 노동환경 아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 타임스>는 25일(현지시각) 중국 내 애플의 협력업체에서 일했던 30여명의 직원과 여러명의 협력업체 임원 등을 인터뷰해 애플 생산공장의 실태를 심층 보도했다. 이 신문이 지난 21일치 ‘미국은 왜 아이폰 제조를 못하게 됐는가’란 기사를 통해 애플이 중국의 생산시스템을 크게 칭찬하는 목소리를 전한 데 이은 후속보도인 셈이다.

드러난 진실은 사뭇 충격적이다. 아이패드를 생산하는 청두의 폭스콘 공장 노동자들은 하루 12시간씩 일주일에 엿새나 일하며, 상당수가 하루종일 서 있어야 한다. 일이 끝난 뒤에는 방 3개짜리 아파트에 20명이나 ‘구겨넣어’ 잠을 재운다. 법적으로 금지된 미성년자 고용도 종종 이뤄진다. 폭스콘 공장에서는 2011년까지 2년새 19명의 노동자가 자살을 시도했다.

문제는 애플이 이런 상황을 알면서도 별다른 조처를 취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애플은 2005년 협력업체의 노동조건을 명시한 규약을 발표하고 매년 감사를 통해 수백건의 규약 위반 사실을 적발하고 있다. 하지만 사후조처에는 그다지 열성적이지 못하다. 2010년 알코올 대신에 독성물질인 엔-헥산을 사용해 100명 이상의 직원을 질병에 걸리게 만들었던 터치스크린 생산업체 윈텍이 여전히 협력회사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그 예다. 애플의 한 전직 임원은 2007년 이후 규약 위반으로 계약이 취소된 업체는 15건 미만이라고 밝혔다. 애플과 노동환경 개선 컨설팅을 진행했던 ‘사회적 책임을 위한 비즈니스’(BSR) 소속 컨설턴트는 “애플은 문제의 해결보다는 단지 창피를 당하지 않는 것만 바랄 뿐”이라고 비판했다.

협력업체의 열악한 노동환경엔 애플의 가격정책도 한몫한다. 한 협력업체 임원은 “애플은 직원 월급까지 포함한 모든 자료를 받아간 뒤 겨우 이익을 볼까 말까 한 가격을 제시한다”며 “그리고 1년 뒤 다시 10% 단가 인하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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