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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2.12 20:35 수정 : 2012.02.12 20:35

영국 ‘선’ 부국장 등 5명
정보 대가 공무원에 뒷돈
회사 안팎선 폐간 전망도

유명인사들의 스캔들과 가십, 범죄기사, 여성 상반신 나체 사진 등을 전면에 내세워 발행부수를 270여만부까지 끌어올린 영국 최대 타블로이드 <선>도 자매지 <뉴스오브더월드>처럼 ‘폐간’의 길로 접어들 것인가. 지난해 7월 ‘미디어 제국’ 황제 루퍼트 머독을 영국 청문회에 세웠던 머독 소유매체들의 ‘불법 전화해킹’ 사건 파장이 결국 <선>의 존폐 논란으로까지 번졌다.

<비비시>(BBC) 등 영국 언론은 11일 <선>의 부국장 조프 웹스터 등 최고참 기자 5명이 공무원들에게 불법 정보를 제공받는 대가로 뇌물을 건넨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국방부 공무원과 군 당국자, 경찰관 등 3명도 직권남용 혐의로 체포됐으나, 이들 모두 기자들과 함께 보석으로 풀려났다. 지난해 해킹 사건 이후 경찰은 불법적인 취재 관행에 대한 광범위한 추가조사를 벌여왔다.

지난달 29일 전·현직 기자 4명이 체포된 데 이어 다시 5명의 최고참 기자들까지 경찰 조사를 받게 되자, <선> 안팎에서는 폐간 전망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영국 타블로이드 신문에 대한 조사가 자칫 방송을 포함해 머독의 ‘미디어 제국’ 전반으로 번질 것을 차단하기 위해 <선>을 폐간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논란이 꼬리를 물자, 루퍼트 머독은 자신이 소유한 뉴스코퍼레이션의 영국 총괄 회사 뉴스인터내셔널의 최고경영자를 통해 진화에 나섰다. 톰 모크리지는 뉴스인터내셔널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오늘 머독으로부터 <선>을 계속 소유·발행할 거라는 약속을 개인적으로 재확인받았다”고 밝혔다. 또 <스카이 텔레비전> 등 언론은 머독이 <선> 직원들을 독려하고 발행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곧 영국으로 날아올 것이라는 보도를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직원들은 연이은 기자들의 체포와 관련해 머독의 ‘마녀사냥’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한 직원은 <비비시>와의 익명 인터뷰에서 “관리자들이 직원들을 배신했다”고 비난했다.

영국기자노조의 미셸 스타니스트리트 사무총장도 “머독이 회사의 명성을 살리기 위해 비난의 초점을 기자 개인으로 돌리려 하고 있다”며 “<선> 기자들은 동료들이 늑대에게 던져지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 불법 전화해킹 사건 이후 뉴스코퍼레이션의 명예회복을 위해 구성된 이 회사 관리·규정위원회는 조사 당국에 체포된 기자들과 관련된 정보를 제공했다고 인정했다.

한편, 머독 소유 매체들의 불법 취재 의혹을 조사중인 국회 조사위원회의 톰 왓슨 하원의원은 영국 방송 <채널4> 인터뷰에서 “현재 진전된 상황을 보면, 이번 사건은 단순히 전화해킹에 국한되지 않고 머독이 이끄는 회사 경영의 심장부까지 들어간다”며 “머독과 뉴스인터내셔널의 다른 상급자들이 추가로 청문회에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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