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2.02.22 20:24
수정 : 2012.02.22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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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하일 프로호로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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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2번째 부자 프로호로프
공기업 민영화 공약…지지율 5%
‘푸틴의 꼭두각시 후보’ 논란도
다음달 4일에 치러질 러시아 대통령 선거에 도전중인 ‘세계 32번째 부자’ 미하일 프로호로프(사진)가 조용한 돌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그가 블라디미르 푸틴의 입김이 닿아있는 ‘꼭두각시 후보’가 아니냐는 논란도 함께 커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그가 대권 도전을 선언했을 때 ‘할 일 없는 부자의 정치 놀음’이라는 냉소가 나왔지만 그는 이제 다른 주요한 야권 후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2일 보도했다. 그는 러시아 여론조사 기관이 2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극우 성향의 자유민주당 후보 블라디미르 지리노프스키와 똑같이 5%의 지지율을 기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선 1차 투표에서 3위 또는 4위를 할 수 있는 수준이다. 처음 대선 참가를 발표했을 때 지지율이 1% 수준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선전하고 있는 셈이다.
세계 최대 알루미늄 생산업체인 ‘루살’과 금 생산업체 ‘폴류스 골드’ 등을 소유하고 있는 그는 지난해 <포브스>의 세계 재벌 순위에서 180억달러의 자산으로 러시아에서 3위, 전세계 32위를 기록했다. 농구광인 그는 2010년에는 매물로 나와 있던 미국 프로농구(NBA)팀 뉴욕 네츠를 인수해 구단주가 됐고, 제트스키 20여대에 길이 60m의 거대한 요트를 소유하고 있는 호사가이기도 하다. 하지만 대통령 3선 금지 개헌, 국영석유회사 가스프롬 분할, 공기업들의 대거 민영화 등 혁신적인 개혁 공약을 잇따라 내놓으며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그가 푸틴의 입김 아래 있을지도 모른다는 의심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러시아 경제지 <코메르산트>는 정치공학자 예브게니 민첸코의 분석을 인용해 프로호로프의 캠페인이 푸틴의 선거팀이 정한 프레임 안에서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두 대도시를 제외하고선 전혀 유세를 벌이지 않는 그의 선거 전략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그가 푸틴의 당선 이후 이른바 ‘개혁 장관’으로 불리는 부총리를 맡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물론 프로호로프는 모든 소문을 부인하고 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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