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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셴코, 아들 사치문제로 언론과 충돌 |
빅토르 유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맏아들인 안드레이(19)의 사치 행각 여부를 놓고 유셴코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기자들이 충돌을 빚고 있다.
유셴코 대통령이 지난 25일 기자회견에서 아들의 호화생활을 폭로한 기사는 거짓이며 이를 쓴 '우크라이나 프라브다' 기자를 '킬러'라고 비난하자 26일 우크라이나 언론인 200여명은 유셴코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이들은 편지에서 유셴코 대통령이 기사를 쓴 세르게이 레셴코 기자에게 공식 사과를 할 것과 대통령 가족의 수입ㆍ지출 내역을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지난 기자회견에서 동료에 대한 대통령의 모욕적인 발언에 분개한다"면서 "대통령은 자신과 가족이 사회 관심대상이며 일반인들은 대통령 가족의 수입지출, 생활 모습에 대해 전적으로 알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기자들은 특히 유셴코 대통령이 기자회견 석상에서 꺼낸 비난섞인 말들은 서유럽 민주주의 국가 지도자로서는 부적절한 것이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유셴코 대통령은 26일 우크라이나 프라브다에 편지를 보내 기사에 대한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기자들이 민주화 과정에서 보여준 역할은 높이 평가하지만 기자들도 특정 사안에 대해서는 한계를 갖고 접근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프라브다 편집장은 이에 "대통령이 아들 행실에 대한 불충분한 정보를 갖고 있다"면서 "우리에겐 안드레이에 대한 수많은 증인들이 있으며 소송이 제기될 경우 이들을 법정에 부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어떤 컨설팅회사도 그많은 돈을 주지는 않는다면서 유셴코 대통령이 "안드레이가 컨설팅회사에 다니기 때문에 필요한 돈을 스스로 낼 수 있다"는 해명이 완전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프라브다는 지난주 안드레이가 13만유로(1억6천여만원)짜리 BMW 승용차와 사설 경호원을 두고 있으며 그가 유명 레스토랑에서 한병에 1천유로짜리 샴페인을 마시고 팁으로 300달러를 척척 내는 등 사치로 물의를 빚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유셴코 대통령은 아들이 타는 BMW M6 승용차는 빌린 것이고 사설 경호원은 신변 안전을 위한 것이라고 해명하면서 특히 기사를 쓴 기자에 대해 "킬러가 아니라 교양있는 기자로서 행동하라"고 충고했다.
유셴코 대통령은 특히 그 기자에 대해 "언론의 자유속에서는 하루도 일해보지 않은 자로 그렇게 더럽게 일하지 말라"며 악담을 퍼붓기도 했다.
해당 기자가 언론의 자유가 없던 과거 관행처럼 유셴코 대통령의 정적으로부터 돈을 받고 기사를 작성했을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모스크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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