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2.06.11 18:55 수정 : 2012.12.31 14:20

극우 텃밭서 출사표 냈다 고배
좌파 단일후보 위해 2차 포기
“르펜에게 2라운드는 어려울 것”

“실망하는 건 당연하지만, 우리는 패배할 수 없다. (1차 총선의) 높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르펜에게 2라운드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장뤼크 멜랑숑의 총선 패배 인정 연설중)

10일 치러진 프랑스 1차 총선에서 극우의 텃밭에 출사표를 던졌던 멜랑숑(사진) 좌파전선 대표가 결국 극우 국민전선 마린 르펜 후보에게 패배했다. 멜랑숑 대표는 이날 북부 파드칼레 데파르트망의 에냉보몽 선거구에서 3위(21.5%)로 뒤처지며 17일 치러지는 2차 총선을 포기했다. 1위(42.4%) 르펜과 격전을 치르게 될 2위(23.5%) 필리프 케멜 사회당 후보를 ‘좌파 단일후보’로 지원사격하기 위해서다.

멜랑숑은 지난달 “국민전선 흡혈귀들에게 햇볕을 비출 것”이라며 에냉보몽 출마를 선언했다. 정치인의 출마 선언이 뭐 그리 대수인가 싶지만, 사실 이곳은 르펜 후보의 고향이다. 지난 대선 1차 투표 때도 르펜은 이곳에서 31%나 득표하며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과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을 제압했다. 멜랑숑은 14.9%로 4위를 차지했다. 카리스마 넘치는 극좌 후보가 프랑스의 가장 유력한 정치인 2명도 넘지 못한 ‘벽’을 넘겠다고 나선 것이다.

르펜 쪽은 “자기 자부심을 위해 낙하산을 타고 내려온 아웃사이더”라며 극우의 홈그라운드에 발을 들여놓은 극좌 후보를 비판했다. 이에 멜랑숑은 “나는 어디 출신도 아니다. 나는 이 나라의 많은 사람들처럼 북아프리카에서 태어나 프랑스 전역에서 살아왔다”고 맞섰다. 또 “르펜은 한곳에서 태어나 평생을 살고 외부인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프랑스에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사람들을 대표한다”고 일갈했다. 반이민자 정책을 공공연히 내세우며 프랑스의 순수성을 강조하는 르펜에게 정면으로 맞선 것이다.

총선 전 여론조사에서는 멜랑숑이 1차에서 2위를 차지하고 2차에서 케멜 대표의 기권을 발판으로 르펜을 꺾는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한때 광공업 지대였고, 산업도시였다가 공장들이 동유럽으로 몰려간 뒤 ‘실업’ 도시가 된 에냉보몽 시민들은 멜랑숑의 ‘아름다운 도전’에 손을 들어줄 여유가 없었다. 1986년 이후 하원의원을 배출하지 못한 국민전선이 이번에 의회 입성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한편 프랑스 내무부가 11일 발표한 1차 투표 최종 결과를 보면,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집권 사회당이 29.4%로 1위, 중도우파인 대중운동연합이 27.1%로 2위를 차지했다. 극우 국민전선은 13.6%, 좌파전선(6.9%)과 녹색당(5.46%)이 뒤를 이었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은 선거구에서는 17일 12.5% 이상을 득표한 후보들을 대상으로 2차 총선을 치르는데, ‘후보단일화’를 약속한 좌파는 최종 52~62%를 득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사회당은 577석 중 275~329석으로 단독 과반을 차지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점쳐진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화보] ‘옹달샘 쇼’ 우리가 빼꼽 빠지게 웃겨줄게!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