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2.06.17 19:05
수정 : 2012.06.17 19:05
제2의 리먼사태 경고
그리스의 재총선 결과가 유로존의 앞날에 미칠 영향에 전세계의 이목이 쏠린 가운데, 이달말 퇴임을 앞둔 로버트 졸릭(사진) 세계은행 총재가 리먼 브러더스 사태에 버금가는 ‘리먼 순간’을 경고했다. 졸릭 총재는 17일(현지시각) 발행된 영국 일요신문 <옵서버> 인터뷰에서 그리스 재총선과 관련해 “유럽은 그럭저럭 버틸 수 있겠지만,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만일 적당한 대응이 이뤄지지 않으면 ‘리먼 순간’이 올 수 있다”고 충고했다. 2008년 9월 미국 투자은행인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은 글로벌 경제에 1930년대 이후 최악의 침체를 촉발한 바 있다.
졸릭 총재는 특히 그리스의 이탈 등 유로존 위기가 개발도상국에 미칠 파급력에 주목했다. 그는 “개발도상국들은 유로존 붕괴의 불확실성에 대비해야 한다”며 “시장의 불확실성이 개발도상국들의 비용을 증가시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유로존 위기의) 파급효과가 모든 사람들의 삶을 더 힘들게 만들고 있다”며 세계은행은 두번째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비해 취약한 개발도상국들을 보호하고 투자하기 위한 준비를 해왔다고 밝혔다.
앙헬 구리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도 이날 세계경제가 하락세에 직면했다며 유럽의 대응을 비판했다. 구리아 사무총장은 “유럽에는 제도, 권력, 열정, 수단이 있지만 유럽 제도의 지배구조에 따른 문제 탓에 적절한 방식으로 위기해결 의지를 전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유로존이 제도적으로 대응하지 못한다면 G20이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만일 구제금융 재협상으로 그리스가 유로존에 남을 수 있다면, 그리스에 재협상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18∼19일 멕시코 로스카보스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선 그리스 재총선 결과와 유로존 위기 대응책 등이 주요 의제로 떠올랐다. 이에 앞서 15일 독일·프랑스·영국·이탈리아·스페인 등 유럽 주요국 정상들은 화상회의를 통해 금융시장 개혁과 경제 성장 부양 등 유럽의 위기 타개를 위해 필요한 조처를 취해나가기로 합의했다. 전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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