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7.31 20:40
수정 : 2005.07.31 20:40
시위대 발포 안디잔 사태 이후 동맹관계 틀어져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미국에 자국내 미군 기지를 6개월 안에 철수시키라고 공식 요구했다.
우즈베크 정부는 앞으로 180일 안에 우즈베키스탄 동남부 카르시 하나바드(K2) 미군 기지를 폐쇄하고 모든 병력과 항공기 등을 철수시킬 것을 요구하는 문서를 지난 29일 타슈켄트 주재 미국대사관에 전달했다고 30일 미 국무부 관리들이 밝혔다.
미군은 9·11 동시테러 직후인 2001년 10월부터 우즈베크와의 합의에 따라 하나바드 기지에 주둔하면서, 아프가니스탄 작전의 병참·급유 기지로 활용해 왔다. 중앙아시아의 주요 미군 기지인 이곳에는 현재 미군 특수부대원 800여명이 주둔 중이며 AC-130 공격기, 공격용 헬기 등이 배치돼 있다.
니콜러스 번스 미 국무부 차관은 8월 초 우즈베크를 방문해 미군 기지 유지와 안디잔 사태에 대한 국제 조사 등 주요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이번 철수 요구 이후 방문을 취소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번스 차관은 이 신문과 인터뷰에서 “분위기가 진정될 때까지 몇주 동안은 이 지역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즈베크는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미국의 주요 동맹이었으나, 지난 5월 우즈베크 정부군이 시위대를 향해 발포해 수백명이 숨진 안디잔 사태 이후 미국과의 갈등이 깊어졌다. 7월 초에는 우즈베크와 중국, 러시아 등 상하이협력기구(SCO)가 중앙아 미군 기지 철수를 요구하기도 했지만, 철수 시한을 제시한 것은 처음이다.
미국은 최근 우즈베크에 지원하려던 2200만달러를 유보한다고 밝혔고, 지난 29일에는 안디잔 사태 당시 이웃나라 키르기스스탄으로 도망쳤던 우즈베크 난민 440여명을 루마니아로 보내는 작업을 적극 지원했다.
미군 기지를 두고 있는 중앙아 국가 중 키르기스와 타지키스탄 정부는 7월 말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의 순방 당시 자국내 미군 기지를 계속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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