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2.07.26 20:00
수정 : 2012.07.27 10:23
“바이러스 옮기는 모기들, 아프리카인 ‘고향음식’ 먹게 될 것”
아프리카 이민자 인종차별 발언
그리스의 한 육상 선수가 자신의 트위터에 인종차별적인 글을 올려 올림픽대표팀에서 쫓겨났다. 영국 <비비시>(BBC)는 그리스 육상 국가대표팀의 불라 파파흐리스투(23)가 트위터에 그리스의 아프리카 이민자들을 모욕하는 글을 올려 대표팀에서 퇴출됐다고 26일 전했다. 불라는 27일 개막하는 런던올림픽의 세단뛰기 종목에 그리스 대표로 출전할 예정이었다.
불라는 지난 22일 그리스의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 유행 소식에 대해 “그리스의 아프리카인들 덕분에 바이러스를 옮기는 모기들이 ‘고향음식’을 먹게 될 것”이라는 글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는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처음 발견된 뇌염의 일종이다.
그리스 올림픽위원회는 “불라의 행동은 올림픽 정신에 위배된다”며 퇴출 사유를 밝혔다. 불라는 “별다른 의미없는 농담이었고 실수였다”고 해명했지만, 위원회는 “실수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불라는 또 그리스 극우정당인 황금새벽당의 대변인 일리아스 카시디아리스와 트위터로 대화하면서 안도니스 사마라스 총리의 이민정책을 비난하기도 했다. 카시디아리스는 최근 텔레비젼 토론회에 나와 좌파 여성 정치인의 따귀를 때리고, 또 다른 참석자한테는 생수를 끼얹어 비난을 산 바 있다.
불라는 최근 카시디아리스에게 “항상 강하고 진실되게!”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는 누리꾼들로부터 올림픽대표팀에서 스스로 물러나라는 압력을 받았다. 불라는 이에 대해 “그게 바로 나다. 나는 실수를 저질러도 그냥 전진한다”는 댓글을 달았다. 하지만 25일 대표팀에서 퇴출될 위기에 몰리자 “다른 사람들을 공격하거나 인권을 침해할 의도가 없었다”며 꼬리를 내렸다.
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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