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2.08.01 18:47
수정 : 2012.08.03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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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빙 지역이 확대된 그린란드 빙상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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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토류·철광석 등 자원 풍부
EU·중·미·캐나다 선점나서
그린란드, 가난해결 기회삼아
자원개발에 환경훼손 우려도
국토 전역을 두껍게 덮고 있던 얼음층이 최근 이상고온에 순식간에 녹아내린 그린란드가 열강의 자원각축전 현장이 되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31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안토니오 타야니 부위원장이 “그린란드는 천연자원의 보고로, 매우 중요한 곳”이라며 “그린란드 총리와 이 문제에 대해서 매우 강하게 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린란드는 7월 갑자기 기온이 급상승해서 국토의 상당부분을 덮고 있던 얼음 표면 대부분이 녹아내렸다. 미국 나사가 발표한 7월12일 위성사진을 보면 그린란드의 전국토 중 얼음표면이 여전히 남아있는 지역은 3%에 불과하다. 나흘 전인 8일에만 해도 국토의 절반 정도의 얼음 표면이 남아있던 것과 비교하면 충격적인 현상이다. 북극과 가까운 그린란드는 보통 한여름이라도 땅의 절반 정도는 얼음표면이 녹지 않는 상식이다.
학계가 이런 갑작스런 ‘해빙’이 단순히 이상기온 때문이냐 지구온난화 때문이냐를 놓고 갑론을박하고 있는 사이 유럽연합은 당장 자원 선점 채비에 나섰다. 그린란드의 땅속에는 여러가지 보석류와 희토류, 철광석 등이 풍부하게 묻혀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두께가 150m나 되는 얼음 밑 땅속에 묻혀 있는 지하자원을 채취하는 것은 기술적 어려움이 큰데다 비용도 많이 들어 좀처럼 개발이 진행되지는 않았다.
그린란드는 오랫동안 덴마크의 식민지였고, 2009년 독립했지만 아직 국방과 외교는 덴마크의 최종 결정을 따라야 하는 사실상의 덴마크령이다. 유럽연합이 그린란드의 자원을 유럽 몫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다. 타야니 부위원장은 “이번 (그린란드 천연자원 개발) 건은 천연자원 외교문제로, 전세계와 공동으로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사실상 유럽연합이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하지만 유럽연합의 뜻대로 일이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중국이 선수를 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이미 자신들의 영향력 아래 있는 영국 회사 ‘런던 마이닝’을 통해 그린란드에서 금속 광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리적으로 그린란드 바로 옆에 위치한 캐나다나 미국도 두 손 놓고 있지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린란드는 이런 상황을 즐기고 있다. 원주민들의 가난에 따른 사회적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재원이 생길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린란드 지하자원 개발이 부를 수 있는 북극 지역의 환경훼손이다. 그린란드는 혹한과 얼음 덩어리 덕분에 세계에서 가장 깨끗하게 자연이 유지되고 있는 지역 중 하나다. 그린란드 환경보호단체 아바타큐의 미켈 미뤼프 회장은 “광산에서 나오는 쓰레기 처리 문제가 가장 큰 문제이며, 일부 광산은 유독 화학물질을 사용하기도 한다”며 “그린란드 정부는 이런 문제를 잘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고 말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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