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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8.26 19:27 수정 : 2012.08.27 15:29

“‘더 선’에 머독이 보도지시” 알려져
왕실 비보도요청 거부로 찬반 논란

루퍼트 머독 소유의 영국 일간 <더 선>이 왕실의 요청을 묵살한 채 해리 왕자의 나체사진을 실은 것은 ‘앵그리 머독’의 경고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불법도청 사건으로 지난해부터 레버슨 언론 청문회(위원장 브라이언 레버슨 판사)의 고강도 조사를 받고 있는 머독이 정부의 언론 규제에 반항하기 위한 용도로 왕자의 사진을 활용했다는 것이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26일 머독이 뉴스코퍼레이션의 영국 총괄 회사인 뉴스인터내셔널의 톰 모크리지 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사진 게재를 직접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왕실은 지난 21일 미국 매체에서 해리 왕자의 라스베이거스 호텔 나체파티 사진이 유포되자 영국 언론고충처리위원회(PCC)를 통해 자국 언론에 비보도 요청을 했다. <더 선>은 처음에는 다른 영국 언론들과 마찬가지로 이를 수용했으나, 나중에 입장을 번복하고 24일 사진을 게재했다.

뉴스인터내셔널은 머독의 개입 여부에 대한 답변을 거절했다. 그러나 <인디펜던트>는 ‘믿을 수 있는 정보원’의 말을 인용해 머독이 모크리지에게 “그런 굴욕적인 요구에 따를 수 없다. 보도하라. 그리고 레버슨에게 우리는 언론 자유를 위해 보도했다고 말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더 선>의 보도는 영국 사회에서 격렬한 찬반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언론고충처리위원회에는 850개 이상의 불만이 접수됐다. 머독 소유 언론을 상대로 사생활 침해 소송을 벌인 적이 있는 맥스 모즐리는 “나체사진 게재는 공익을 위한 것이 아니며 그들은 도둑이다”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루이즈 멘시 보수당 하원의원은 “왕자의 나체사진을 보도하는 것은 명백한 공익”이라고 <더 선>의 결정을 지지하고 나섰다. 또 전 <뉴스 오브 더 월드> 편집장 닐 월리스는 “뉴스인터내셔널이 지난 1년간 내린 결정 중 가장 탁월하다”고 반겼다.

이 와중에 논란을 촉발시킨 당사자인 머독이 26일 곤란에 처한 해리 왕자를 두둔하는 글을 올려 물타기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머독은 “해리 왕자에게도 휴가를 보낼 권리가 있다”며 해리의 사생활을 옹호했다.

전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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